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기대이하 초반 국감, 정쟁 지양하고 집중도 높여야
10일 시작된 올해 국정감사 초반 성적표가 기대 이하다. 15일부터 2주차에 들어서지만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쟁에 매몰되거나 보여주기식 구태만 반복할 뿐 변변한 정책질의 한 건 없는 맹탕 국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쟁으로 인한 충돌과 파행은 이번 국감에서도 변한게 없었다. 법사위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으나 김명수 대법원장 증인문제와 헌법재판관 공백 책임, 문재인 대통령 제주 강정마을 발언 등을 둘러싸고 사흘 내내 파행을 빚었다. 교육부 국감에서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증인 선서를 야당이 반대하고, 정무위에서는 민병두 위원장 보좌관 금융위 특혜 채용 의혹을 놓고 격돌하느라 국감의 기본인 정책 감사는 아예 뒷전이었다.

사전 지식이나 준비없이 증인을 불러 수준 이하의 질의를 벌이는 한심한 행태 역시 올해도 사라지지 않았다. 선동렬 국가대표 야구 감독을 증인으로 세운 문화체육관광위 손혜원 민주당 의원의 경우가 그랬다. 특정선수 특혜선발 여부를 따지겠다는 당초 본질과 전혀 무관한 선 감독의 연봉과 근무시간 등을 물었다. 그러면서 감독직을 사퇴하라며 호통치고 목소리만 높였다. 벵갈 고양이를 가지고 나온 김진태 한국당 의원, 암세포를 이용한 대형 현수막을 펼쳐보인 같은 당 박대출 의원 등 이벤트와 깜짝 쇼로 주목을 끌려는 구시대적 발상도 여전했다.

3류 국감에 국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데 정작 정치권은 자화자찬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민생 평화 경제 개혁이라는 4대 국감모토를 충실히 했다”고 자평했다. 반면 한국당은 일자리 정책 실패 등 정부의 실정을 날카롭게 파헤쳤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야당의 구태로 국감의 동력을 잃었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한국당은 여당이 청와대 거수기 노릇만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을 대신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국감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교육 등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고 외교 안보 상황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촌음을 아끼고 밤을 세워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정쟁과 구태만 난무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더욱이 유럽을 순방중인 문 대통령이 ‘교황 방북’ 뉴스라도 쏟아내면 그나마 국감 이슈들도 묻혀버릴 수 있다. 이제라도 여야 모두 국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집중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국감을 통해 따지고 파헤쳐야 할 것은 정부의 정책 성과들이지 상대 정치 세력 흠집내기가 아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