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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고차 플랫폼, ‘레몬마켓’ 오명 벗고 신뢰도 확보 경쟁
-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정보 비대칭 타파해 소비자 신뢰 회복

- 시스템ㆍ제도 차원에서 중고차 허위ㆍ미끼 매물 제거 노력 활발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레몬마켓’이란 시고 맛없는 레몬만 있는 시장처럼 질 낮은 저급품이 주로 유통되는 시장을 말한다. 미국인들이 중고차 시장을 빗대 표현하면서 나온 말이다. 국내 중고차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차와 달리 차량의 성능과 상태가 각기 달라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 소비자들은 정보가 부족해 피해가 발생하기 쉽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중고차 매매와 관련된 피해 구제 신청은 총 807건 접수됐다. 연도별로는 감소추세라지만 여전히 상품의 질에 대한 의심이 가득한 ‘레몬마켓’이었던 것이다.

최근 들어 이같은 관행을 개선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이 중고차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해지고 있다. 업계 스스로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제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중고차시장이 달콤한 복숭아처럼 가격 대비 좋은 제품이 넘쳐나는 시장인 ‘피치마켓’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점점 커지는 시장에 맞춰 국내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들은 변화의 몸부림을 보이고 있다. 먼저 업계 1위 SK엔카닷컴은 등록된 차량이 실제와 다르거나 존재하지 않을 경우 매장에 방문한 고객에게 보상해주는 ‘헛걸음 보상 서비스’를 지난 2015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중고차업계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신 중 하나는 “직접 힘들게 방문했더니 인터넷에서 봤던 저렴하고 좋은 차는 없다면서 다른 차 판매로 유도하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SK엔카닷컴의 ‘헛걸음 보상 서비스’로 등록된 차량이 없을 경우엔 1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에 등록된 차량은 2015년 월평균 800대 수준에서 이듬해 900대 이상, 지난해 약 1700대로 늘었다. 올해는 약 2600대를 기록하며 3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SK엔카닷컴 측은 현재까지 헛걸음 보상 차량의 누적등록대수가 5만6000대 이상이라고 집계했다.

진단평가사가 거래될 차량을 직접 살펴보고 사고 유무 등을 평가해주는 진단 서비스 역시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전체 등록 차량 중 진단차량 비중은 9%로 전년 동기(4.5%) 대비 2배로 늘었다. 최근에는 구매 후 고장이나 성능 이상 발생 시 보증수리를 제공하는 ‘엔카보증 서비스’를 내놨다. 고객들이 자동차 구매 시 가장 우려하는 구매 후 차량 고장에 대한 불안을 없애기 위함이다.

KB차차차도 허위매물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중고차 판매자가 실제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는 확인을 해주는 ‘실차주 매물 마크’와 등록매물 중 전문가로부터 무사고, 무침수 진단을 마친 차량에 ‘안심중고자 인증 마크’를 부착하도록 했다.

중고나라는 아예 경력심사, 심층면접, 현장실사 등 직접 개발한 5단계 검증 프로그램 ‘Q5(Quality 5)’를 통과한 인증 딜러들만 중고차 매물 등록과 소비자 차량 매입이 가능하게끔 했다. 동화엠파크와 같은 대규모 매매단지도 입점한 딜러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자체 성능점검장을 단지 내부에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각 완성차 제조사들이 직접 인증중고차 서비스를 도입하며 브랜드 이름을 걸고 점검 과정을 거쳐 자사 모델을 매입 및 판매하고 있다.

정부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자동차민원대국민포털’에서 중고차 평균시세정보를 제공하고, 매매업자가 판매용으로 보유한 중고차는 소유자의 동의 없이도 사고ㆍ정비ㆍ압류 기록 등의 상세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지난 4월부터는 보험사가 전손처리 한 차량 중 파손 정도가 심한 차량을 폐차장에 넘기면 국토부가 해당 차량 목록을 직접 관리해 폐차장이 해당 차량을 실제로 폐차 처리 했는지 확인하는 ‘폐차이행확인제’가 실시됐다. 침수나 대형사고로 폐차대상인 차량의 중고차 불법유통을 원천차단하겠다는 목적이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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