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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대법원, ‘동성결혼 지지 케이크’ 거부한 빵집주인 “차별 아냐”
[사진=BBC방송 캡처]

“동의하지 않는 메시지 제공 의무와는 달라”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영국 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옹호하는 글이 장식된 케이크 제작을 거부한 북아일랜드의 한 빵집 주인의 행동은 “차별이 아니었다”고 판결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동성애 차별 논란에 휩싸인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애셔스 빵집 주인이 이날 대법관 5명의 만장일치로 이런 판결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빵집은 2014년 동성애 인권운동가인 개러스 리가 주문한 케이크의 제작을 거부했다가 소송에 휩싸였다. 리는 케이크에 ‘게이 결혼 지지’라는 문구를 넣어달라고 했지만, 복음주의 기독교인인 빵집 주인 대니얼 맥아서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이를 거절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애셔스 빵집이 성적 취향을 이유로 리를 차별했다며 500파운드(약 75만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그 누구도 자신이 믿지 않는 정치적 견해를 갖거나 표현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며 “빵집 주인은 동성애자나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주문을 거부할 수는 없다. 다만, 이는 동의하지 않는 메시지를 담은 케이크를 제공할 의무와는 다르다”며 다른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지난 2012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동성애 커플의 웨딩케이크 제작을 거부했다가 법정싸움에 휘말린 미국인 제빵사 잭 필립스 사건과 맞물리며 국제적 관심을 받았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이와 관련해 제빵사에게 “동성애를 거부하는 종교의 자유도 차별받아선 안 된다”며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가디언은 “영국 대법원의 결정은 ‘표현의 자유’의 승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동성애 인권 단체 등에서는 이를 차별 방지의 후퇴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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