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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박원순, 구의유수지에 행복주택 재추진한다
[사진=행복주택 건립이 추진 중인 구의 유수지(붉은색 부분) 위치. 동서울터미널(좌측)과 한강에 둘러싸여 교통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있다.]

400여 가구 신혼부부 특화단지
서울 시내 52개 중 첫 개발사례
그린벨트 해제없이 공급늘릴수
조망권ㆍ안전 등 주민반대 변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서울시가 광진구 구의유수지에 행복주택을 짓는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 유수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사업은 그간 여러차례 시도된 바 있지만 성공 사례는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구의 유수지(구의동 626의 1 일원) 1만 여㎡에 행복주택을 짓는 사업을 최근 재추진하고 나섰다. 행복주택은 대학생ㆍ사회초년생ㆍ신혼부부 등 젊은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의 임대료로 최장 1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다.

시 관계자는 “신혼부부에 특화된 300~400 가구 규모의 단지로 추진하려 한다”며 “여러 문제로 인해 보류돼 있었지만 최근 임대주택 공급 필요성이 높아져 다시 내부적으로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구의유수지는 장마철 급증하는 빗물을 지하에 모아뒀다가 한강으로 방류하는 역할을 하는 시설로, 지상부는 현재 생태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박원순 시장 집권 초기부터 추진됐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서울시는 2012년 7월 발표한 ‘유수지 활용계획’을 통해 이곳에 최고 20층 700실 규모의 대학생 기숙사를 짓겠다고 했지만 무산됐다. 이에 2015년에는 489 가구 규모의 주민편의시설과 행복주택을 복합화해서 짓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했지만 이 역시 진척을 보지 못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주민들의 반대다. 인근 주민들은 공원을 없애고 고층 건물을 지을 경우 교통이 혼잡해지고 조망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유수지 위에 집을 지을 경우 재해 방지 기능이 약해진다거나 지반이 약해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시 관계자는 “안전 문제 등에 대한 우려를 확실히 매듭짓기 위해 사전에 연구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의유수지에 행복주택을 짓는 것이 확정된다면 시내 유수지에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서는 최초 사례가 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에는 52개 유수지가 있다. 이들 면적을 모두 더하면 177만8639㎡다. 9510가구를 건설 중인 송파구 헬리오시티 부지 면적(41만㎡)의 4배가 넘는 규모지만, 지상부의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대체로 공원, 주차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서울의 집값이 급등하고 그 해결 방안으로 공급 확대가 거론되면서 유수지 상부의 빈 땅은 주목받고 있다. 그린벨트를 해제해야 한다는 정부와 해제할 수 없다는 서울시의 충돌이 좀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대안 부지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유수지 상부의 체계적 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유수지 내 건축물 설치 가이드라인’을 마련, 임대주택을 지을 경우 건물 높이 등의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바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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