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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스트셀러는 시대의 거울…첫 밀리언셀러는 ‘인간시장’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한민국이 읽은 책-시대와 베스트셀러’ 펴내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책과 출판은 시대의 거울’이란 말은 책은 시대적 요구와 함께 간다는 말이다. 특히 베스트셀러는 예민하게 이를 반영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 주진오, 이하 박물관)이 1945년 광복 이후부터 2000년까지 시대별 베스트셀러를 분석한 교양서 ‘대한민국이 읽은 책-시대와 베스트셀러’를 발간했다. 출판평론가 표정훈이 집필한 이 책은 한국 현대사의 시기별 사회적 특성을 고찰하고, 열네 개의‘베스트셀러 현상’을 통해 시대를 진단한다.

한국 현대사를 설명하는 첫 번째 베스트셀러 현상은 정비석의 ‘자유부인’이다. 광복 이후 최초 1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로 성윤리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6.25전쟁이 끝난 뒤, 사교춤 유행과 여성의 사회진출 , 퇴폐풍조 등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번째 현상은 ‘수필 베스트셀러’이다. 김형석, 안병욱 교수의 책은 이를 선도했다. 김형석의 ‘영원한 사랑의 대화’는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보다 더 많이 팔린 첫 책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법정스님의 에세이, 유안진의 수필 ‘지란지교를 꿈꾸며’ 등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수필 베스트셀러 현상은 성장을 구가하던 시절,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자 하는 욕구에 부합하며 인기를 누렸다.

1960년대와 1970년대는 지적, 문화적 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한 ‘전집시대’다.거실 책장의 한 켠을 차지한 ‘소년소녀 세계명작전집’‘세계문학전집’ 등은 지적, 문화적 욕구의 분출과 과시적 교양주의의 산물이다.

1970년대 중반은 삼중당 문고의 전설을 낳은 문고본 베스트셀러 시대이다. 지식교양의 중요한 젖줄이자 하나의 문화의 지표였던 문고본 베스트셀러 현상의 지속은 청소년 학생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고, 목록에 따라 읽고 상을 주는 자유교양대회는 이를 추동했다.

첫 밀리언셀러 시대를 연 건 김홍신의 ‘인간시장’이다. 첫 권이 나오기 무섭게 10만부가 팔린 책은 인신매매와 집창촌을 중심으로 사회의 모순을 폭로하며 1980년대의 시대의 울분을 드러내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년대는 명상서적이 베스트셀러로 주목받는다. 암울한 현실에의 탈출을 내면으로의 침잠을 통해 해결하려는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한다. 류시화, 크리슈나무르티와 라즈니쉬 등의 책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섰다.

1980년대는사회과학출판 시대이기도 하다. 현실의 구조적 모순을 분석하고 해결하려는 이론서들이 다수 출판됐으며 이에 따라 탄압과 검열이 이어졌다.

1990년대 초에는 역사인물소설이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소설 동의보감’‘소설 목민심서’‘소설 토정비결’은 ‘트로이카’로 불린 밀리언셀러다.

70년대 초 등장한 자기계발 베스트셀러는 90년대 이후 본격화하는데, 불안과 불확실성 시대를 사는 개인의 생존투쟁이라 할 만하다. 지식 대중화 시대의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90년대 이후 독자 대중의 관심이 넓은 의미의 문화로 바뀌면서 인문교양서 밀리언셀러가 된 책이다.

표정훈은 “이른바 80년대가 ‘사회과학의 시대’라면, 90년대는 ‘문화의 시대’로 일컬어지는데 이 책은 문화의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콘이자 문화 트랜드를 바꾼 책”이라고 말한다. 이 외에도 책은 삼국지 영원한 베스트셀러, 과학 교양 베스트셀러, 잡지베스트셀러 현상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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