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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연휴 최대 화제거리는 북한일까 부동산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땅을 밟은 역사적 순간인 지난 18일 오전 국내 경제단체 10곳이 공동성명서를 냈다.

바로 “정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 반대”이다. 이들 단체는 “정부는 최저임근 산정 기준시간에 유급처리시간을 제외하라”며 관련 시행령 개정안에 공동으로 반대 의견을 발표했다.

정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이 19일 종료됨에 따라 낸 것이라고 하지만 시점이 공교롭다. 정부안대로라면 일을 하지 않는 유급 휴식시간까지 포함돼 내년에 ‘시급 1만원’을 줘도 최저임금법 위반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는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국회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다는 현 정부에서 거꾸로 ‘가진자’가 배부르는 기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에서는 2년도 채 안돼 가격이 배 이상 오른 아파트가 속출했다. 그 짧은 시간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강남 부자들을 때려잡겠다는 부동산정책이 단단히 역효과를 낸 것인데,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게 볼 수 있다. 너무 가파르게 올라 곧 닥쳐올 세금폭탄이 걱정되지만 어쨋든 아파트 가진 자들은 ‘땡큐’다.

근로시간단축으로 대기업의 정규직은 진정한 ‘워라밸’(일ㆍ생활 균형)이 가능해졌다며 역시 ‘땡큐’를 연발한다.

나머지는 어떤가. 자영업자은 이미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엔 쌀값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폭염과 맞물려 천정부지로 뛰면서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서민을 위한다는 정부에서 서민이 힘들어하는 희한한 결과가 생겨나고 있다.

임금이 올라 소비가 늘어나야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다른 부분이 더 많이 올랐고 소비시장은 얼어붙었다.

그런데 정부내에선 자평과 자의적 해석이 난무한다. “우리 경제 괜찮다.” “경제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 등등. 정책의 책임자들은 ‘나는 내 할일 한다’는 식이다. 다른 분야야 어찌되건 신경쓰지 않는다. 이번 경제단체들의 공동성명 역시 비록 역사적 날이지만 ‘어쩔 수 없이 내 할일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공정위는 지주사 규제를 비롯해 재벌개혁에 올인한다. 해당 규제를 해소하려면 천문학적 돈이 들어가고, 다른 투자 여력이 없어지는데도 ‘그건 모르겠고’ 식이다. 노동시장은 더욱 경직된 상황에서 노동정책쪽에서는 최저임금은 올리고, 일자리는 늘리라고 주문한다.

정부 당국은 대선 후보시절의 설익은 공약에 집착한다. 소득을 올려주겠다는 것 까진 이해하겠는데, 이걸로 성장까지 해보겠다하니 발목이 단단히 잡힌 꼴이다. 일률적으로 적용된 잣대에 부작용이 속출함에도 외면하기도 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않는 문화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글로벌 전문가가 너무 없고, 그래서 ‘우물안 정책’이 쏟아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없다기보다는 ‘이게 아닌데’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평양에서의 역사적 만남 직후 명절 연휴다. 연휴때는 과연 어떤 얘기가 최대 화제일까.

당국자들이 연휴에라도 짬을 내 해외 탐방이라도 다녀왔으면 한다. 그럴 시간이 없으면 해외석학들을 불러 대체 문제가 뭔지 자문을 구해보길 권한다.
 
kim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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