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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 ‘여신위’서 심사?…창구서 다 자를걸요”
대규모 기업여신 심사 주 역할
가계대출까지 다루기는 불가능
금융당국 ‘책임 떠넘기기’ 지적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9ㆍ13 대책 이후 금융당국은 애매한 대출에 대한 판단을 여신심사위원회(여신위)에 맡겼지만 금융권은 가계여신이 여신위까지 갈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 이미 창구에서는 애매한 대출을 ‘커트’하거나 보류하는 쪽으로 기울며 실제 규제보다 더 강한 규제 심리가 적용되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당국은 13일 대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실수요자 보호의 열쇠를 여신위에 맡겼다. 애매한 신청은 여신위에서 판단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가계 대출을 여신위까지 끌고 가기는 어려워, 사실상 창구에서 애매한 신청들은 ‘반려’될 것이라 내다봤다.

여신심사위원회는 여신 담당 임원과 중간 관리자급으로 구성돼, 매달이나 매주 등 주기적으로 여신을 심사한다. 은행마다 여신위로 보낼 신청건에 대해 여신종별로 특성에 맞게 조건을 정해놨다.

은행 관계자들은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계대출이 여신위까지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입을 모았다.

여신위에서 심사하는 건들은 보통 수백억대의 기업여신 등이다. 기존 거래 실적이 없거나 성장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는 규모가 작은 기업 여신이 여신위에 가기도 한다. 은행들이 기존에 제공했던 가계여신은 주담대나 전세대출, 신용대출로 규모도 작고, 확실한 담보(주택)나 보증이 있다. 신용대출은 고객의 신용등급과 소득, 거래 내역에 따라 규모와 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에 여신위까지 갈 정도로 까다로운 영업이 아니다.

여신위에 가기 전까지 거치는 과정도 최소 3~4 단계가 된다. 창구에서 담당 직원이 판단하기 어려운 대출은 지점장 전결이나 본부장 전결, 심사위원회 등으로 처리하게 되어있다. 여신위 전에 거치는 이 3~4단계에서도 판단을 내리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가계대출은 없었다는게 은행권 전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여신위로 보내야 할 정도로 애매한 가계 여신은 이미 창구에서 안된다고 결정해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창구에서는 여신위보다 까다로운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창구 담당자들도 내용 숙지가 어려워, 확실히 진행할 수 있는 건이 아니면 우선 보류하거나 반려하기도 한다”며 “지금은 대출을 독려하는 상황이 아니어서 ‘안전하게 가자’는 분위기”라고 창구 분위기를 전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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