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포럼-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어르신 기초연금 인상 ‘포용국가’를 향한 의미 있는 전진
올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 대비 지원 대책을 점검하기 위해 경로당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경로당에서 만난 한 어르신께서 “일거리도 없고 건강도 따라주지 않아 힘들었는데 매달 20만원씩 꼬박꼬박 기초연금이 들어오니 물리치료도 받고 침도 맞으러 다닐 수 있게 되어 삶의 활력이 생겼다”고 하셨다. 다른 어르신들도 기초연금을 받고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생활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기초연금이 어르신들의 생활비, 의료비 등에 요긴하게 사용되어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고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기초연금이 25만원으로 인상되면 어르신들께서 느끼는 만족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정부는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라는 국정목표 아래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중요한 국정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용적 복지국가는 건전한 시장체계와 튼튼한 사회안전망이 조화를 이루어 복지, 성장, 고용의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이를 위해서는 소득, 의료, 돌봄, 주거 등 삶의 기본영역에서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전략 하에 진행 중인 주요 정책 중 하나가 기초연금 인상이다.

우리나라의 공적 노후소득 보장체계의 중심은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제도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도입된 지 오래 되지 않았기에 지금의 어르신들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했거나, 가입을 하셨어도 가입기간이 짧아 평균 수급액이 월 4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부족한 금액이다.

현 세대 어르신들은 전쟁 직후 폐허였던 우리나라를 경제규모 10위권의 선진국으로 만드는데 기여하신 분들이다. 하지만 이분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이라는 어두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에 정부는 공적노후소득 보장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2014년 7월부터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하였다. 현재 약 500만 명의 어르신들이 매달 기초연금을 받고 계신다.

기초연금은 도입 당시 최대 20만원을 지급하였고,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인상되어 왔다. 그리고 올해 9월부터는 기초연금이 제도 도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되어 25만원이 지급된다.

기초연금이 어르신들의 생활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기초연금제도 시행 전인 2013년의 노인상대빈곤율은 48.1%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초연금 시행 이후인 2015년은 44.8%로 감소하였다. 향후 기초연금이 30만원까지 인상된다면 상대빈곤율이 42.4%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빈곤가구 소득이 빈곤선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낸 수치인 빈곤갭이 2016년 약 41%에서 2021년 35%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최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하위 1분위의 가계소득이 전년동기대비 약 8% 감소하는 등 저소득층의 소득감소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하위 1분위에는 전체노인의 약 42%가 속하는 것으로 추정되어, 노인들의 소득기반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저소득 어르신들의 지원을 위해 기초연금 인상을 조기에 추진하기로 하였다. 소득하위 20%에 속하는 어르신은 2019년부터, 소득하위 40%에 속하는 어르신들은 2020년부터 기초연금을 최대 30만원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2021년부터는 기초연금을 받는 모든 어르신께 최대 30만원을 지원하고자 한다.

2019년 기초연금 관련 정부 예산안은 이러한 저소득층 어르신에 대한 지원을 위해 올해보다 26% 증가한 11조 4952억원으로 편성되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우신 어르신들께 기초연금을 더 드리기 위해서는 기초연금법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기초연금법 개정안이 올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어, 대한민국이 ‘포용국가’로 한 발 더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