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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해, 위험해”…위험신호 보내는 식물들의 신기한 본능 보셨나요?
식물의 잎이 애벌레에게 먹히면서 인근 부위에서 다른 잎으로 흘러 녹색을 띠는 과정이 보인다. [출처=유레칼러트 동영상 캡처]

공격받자 근처 잎에 신경전달물질 전달
현미경으로 보니 칼슘이온 녹색 불빛 강렬
동물과 유사한 위험신호 전달 과정 확인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들도 공격을 받으면 위험 신호를 근처 잎들에 전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최근 미국 매디슨위스콘신주립대 식물학자 사이먼 길로이 박사 연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를 통해 식물이 공격을 받을 때 어떻게 위험 신호를 보내 방어 시스템을 가동하는지를 밝히며 이를 뒷받침하는 동영상도 함께 올렸다.

연구팀은 실험용 식물인 ‘애기장대(Arabidopsis)’를 이용해 주변의 변화에 전달자 역할을 하는 칼슘의 수치가 올라갈 때 현미경 상에서 녹색을 띠는 단백질을 만들어 식물의 위험신호 흐름을 추적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식물의 상처 부위에서 신경 전달 물질인 ‘글루탐산염(glutamate)’이 나와 다른 잎으로 칼슘 이온을 전달해 위험 신호를 보내고, 이를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과 방어 유전자를 가동해 추가 공격에 대비하게 한다고 봤다.

식물은 칼슘이 전달되면 방어용 스트레스 호르몬인 ‘자스몬산’을 생성하는데, 이는 식물의 화학적ㆍ물리적 방어력을 작동시키는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스몬산의 일종인 메틸 자스모네이트는 재스민 향처럼 공기 중에 떠 있으면서 곤충의 소화력을 방해하거나 입맛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물리적 방어 중에는 세포벽을 두껍게 해 갉아먹기 어렵게 하는 것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공개된 영상 속에서 양배추 애벌레가 겨자 식물의 잎을 먹어치울 때 형광빛에 의해 드러난 칼슘 파동이 멀리 떨어진 잎까 전달돼, 순간 옆의 잎이 밝게 빛나는 방어기제가 나타남을 볼 수 있다.

속도 또한 초당 1㎜로, 동물들과 비교할 때 다소 느린 감은 있지만 뿌리를 내리고 한 자리에 있는 식물의 세계를 감안한다면 불과 몇분 만에 멀리 떨어진 잎까지 방어 시스템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그리 느리지 않은 반응 속도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식물에게 중앙 신경 시스템은 없지만 겉으로 보는 것과 달리, 공격 등에 수동적으로 당하지만은 않는다’는 기존 연구에 대한 구체적인 방어 흐름을 분명하게 규명했다는점에서 길로이 박사 연구팀의 결과는 유의미하다.

jo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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