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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과 도서관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
웅장한 건물에 책꽃이가 도미노처럼 줄지어 있고 책등이 나란히 놓여있는 선반은 전형적인 도서관 서가의 모습이다. 이런 도서관의 이미지는 근대에 와서야 만들어졌다. 15~16세기만 해도 책등이 안으로 들어가게 꽂았다.

고대의 도서관은 네모난 점토판들을 선반이나 쟁반에 똑바로 놓아 관리했다. 두루마리 형태의 파피루스는 함이나 벽감, 모자 보관 상자처럼 생긴 통에 보관했다. 표지가 없는 두루마리를 일일이 펴봐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두루마리에 라벨을 붙이기도 했다. 이후 양피지로 만든 책이 나왔지만 현대의 일반 책보다 커 중세 초기 수도원 도서관에선 보통 100권 미만을 소장했다.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동물 수십, 수백마리의 가죽이 사용됐다. 책을 수직으로 꽂기 시작한 건 중세 후반 책의 수가 증가하면서다.

서가의 배치도 지금과 달랐다. 도서관이 웅장하게 보이도록 도서관을 설계하고, 책장이 끊김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게끔 책장 사이의 기둥에 가짜 책을 그려넣거나 위로 올라갈 수록 폭이 좁아지게 만들었다. 독일의‘ 멜크 수도원 도서관의 경우, 맨 위 선반은 너무 좁아 책을 꽂을 수 없어 나무 토막에 가짜 책 이름을 적어 놓았다.

희귀본 연구자이자 출판 역사가인 스튜어트 켈스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책과 도서관에 관한 모든 것을 ‘더 라이브러리’로 엮어냈다. 지은이는 인쇄기가 발명되기 전, 유럽에는 대략 5만 권의 책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구텐베르크의 첫번째 성서 이후 40년간 책의 수는 800만권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한다.

관음증 환자로 몰린 애서가들, 책에 미친 수집가, 도서관을 만든 뛰어난 건축가, 희귀본을 훔쳐낸 사기꾼 등 책과 함께 해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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