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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최악의 고용 충격과 맞물린 사상 최저 출산율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출산 관련 지표는 결코 고용 동향의 충격보다 작지 않다. 2006년 이후 126조원, 지난해에만 24조원 가까운 저출산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사상 최악의 수치만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6월 출생아는 2만6400명으로 작년 6월보다 2500명(8.7%) 감소했다. 같은 달끼리 출생아 수를 비교해보면 2016년 4월부터 27개월 연속 최저기록 경신이다. 상반기 출생아 수는 17만1600명으로 8.8% 감소했다. 1981년 이후 가장 적다.

심지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은 2분기에 0.97명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0.94명으로 사상 처음 1명 미만으로 떨어졌다가 올 1분기 1.07명으로 반등하는가 했으나 이번에 다시 1명 미만이 된 것이다. OECD 회원국 평균 1.68명과 크게 차이 나는 꼴찌라는 점은 차치하고, 인구 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 2.1명의 절반도 안된다.

문제는 개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출산은 양성평등, 보육과 교육, 고용, 주거 등 거의 모든 사회·문화·경제적 수단으로 풀어야 할 총체적 난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근본 원인에 대한 처방이 가장 중요하다.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미혼과 비혼이다. 출생 신고된 아기의 대부분(98%)은 혼인 상태에서 태어난다.

그런데 소득 분포상 상위 10%의 결혼 비율은 82%지만 하위 10%에선 7%에 불과하다. 빈곤과 경제 불안이 이땅의 젊은이들을 가족 질서 밖에 머물게하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은 대개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까지 이루어지지만 그중 4분의 3은 30대 초반까지다. 출생아 200명중 150명 가량이 이 연령대의 부모 밑에서 태어난다. 실제로 지난해 여성인구 1000명당 출산율도 20대 후반(25∼29세) 47.9명, 30대 초반(30∼34세) 97.7명, 30대 후반(35∼39세) 47.2명이었다.

하지만 이 연령대의 실업률이 엄청나다. 올 7월의 25∼34세 실업자는 33만8000 명으로 실업률이 6.4%에 달한다. 7월 기준으로는 근 20년래 최고다. 그것도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이래서는 혼인을 생각하기 어렵고 당연히 출산은 먼나라 얘기다. 고용재난이 산업과 경제만이 아닌 사회문제라는 점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청년 실업 해소에 더 주안점이 주어져야 한다. 지난해 저출산 예산 23조8000억원 가운데 청년고용 활성화에 쓰인 돈은 1조3798억원에 불과하다. 전체의 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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