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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언제까지 ‘과거 탓’만 할건가…이젠 진짜 실력 보일 때
청와대와 여권의 ‘과거 탓’이 지나친 듯하다. 최근 경제가 좋지 않고, 특히 최악의 고용 위기 상황이 닥치자 언론과 이전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이 마구 나오고 있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국민연금 개편 문제나 남북관계 교착, 은산(銀産) 분리 완화와 관련된 논란조차 지난 정부 잘못 탓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집권 2년차에 들어선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남 탓을 한다면 집권세력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남의 탓 퍼레이드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앞장서는 것부터 실망스럽다. 경제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청와대로선 스스로의 정책 잘못을 인정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여당이 나서서라도 경제 현장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필요하다면 정책 과감히 수정을 요구하는 등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그게 여당의 진정한 역할이다.

그런데 사정은 정 반대다. 마치 경쟁하듯 앞다퉈 ‘과거 탓’을 쏟아내고 있다. 고용 위기만해도 추미애 대표는 최근“수년전(이전 정부)부터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진 경제 체질이 강해지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과거 정부가 산업구조개선에 소홀해 고용위기가 왔다”고 주장했다. 10년전 이명박 정부가 26조원을 4대강 사업에 쏟아붓는 바람에 다른 산업에 들어갈 재정이 약해졌다(이해찬 의원)는 지적까지 나왔다. 54조원을 일자리 예산으로 쓰고도 최악의 고용 참사를 겪고있는 판에 여당 핵심 인사가 할 애기는 아닌 듯하다.

경제문제 말고도 사회적 여론이 좋지 않은 사안도 다 비슷한 시각으로 보고 있다. 남북관계가 지지부진한 것도 과거 정부가 대북 관계를 약화시켰기 때문이고, 국민연금 논란도 10년 보수정권이 차일피일 미룬 탓이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물론 과거 정부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국정을 책임진지 1년이 훨씬 넘었다. 지금쯤이면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의 가시적인 성과물을 하나 둘 보여야 한다. 설령 기대에 못미치더라도 그렇게 해야 국민들이 미래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여당 출신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제부터 문재인 정부의 진짜 실력을 보일 때”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남의 탓, 과거 탓은 1년이면 충분하다. 더 길어지면 국민들은 피로감을 들게 된다.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부쩍 떨어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면한 민생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들은 완전히 등을 돌릴 것이다. 언제까지 남의 탓, 과거 탓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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