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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폭염 속 제철과일 값 폭등…냉동ㆍ수입과일로 손이 가네
폭염 영향으로 여름 제철과일 값이 치솟으면서 대체제로 냉동 과일과 수입 과일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서울 이마트 영등포점 내 채소ㆍ냉동 과일 매대 모습.

-8월 냉동과일ㆍ수입과일 매출 신장 ‘특수’ 누려
-폭염 영향…제철과일 값 오른 데 따른 반사이익
-수입과일 특수 추석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지난주보다는 싸진 것 같긴 한데…. 값도 값인데 맛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지난 19일 이마트 영등포점에서 만난 이정순(61ㆍ여) 씨는 수박 매대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2만원 밑으로 떨어진 가격에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유례 없는 폭염 탓에 당도가 떨어지진 않았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결국 늘 사는 바나나와 손주들이 좋아한다는 냉동 망고 한 봉지만 카트에 담고 자리를 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폭염 영향으로 여름 제철과일 값이 치솟으면서 대체제로 냉동 과일과 수입 과일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

이마트가 8월 1일부터 16일까지 냉동망고와 딸기, 블루베리 등 냉동 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나나, 키위, 체리 등 수입 과일 매출도 소폭이지만 지난해보다 1.5%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폭염으로 국산 과일값이 오른 영향도 있고, 냉동고에 저장해놓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냉동 과일 수요가 전반적으로 늘고있는 트렌드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찾은 이마트 영등포점 내 냉동 과일 코너는 냉동 딸기(1.3㎏) 수량이 모두 소진돼 매대가 텅 빈 모습이었다.

매장 직원은 “행사가로 저렴하게 나온 것도 있지만 요즘 과일 값이 비싸다보니 냉동 과일 찾는 손님들이 확실히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이마트 영등포점 내 수박매대 모습

온라인몰은 냉동ㆍ수입 과일 특수를 더욱 크게 체감하는 분위기다. 폭염 영향으로 최근들어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티몬 슈퍼마트에서 지난 한 달(7월 20일~8월 18일)간 수입 과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7%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산 체리, 바나나, 자몽 등이 몸값 오른 국산 과일의 대체제로 인기가 높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실제로 수박, 참외, 복숭아 등 여름 대표 국산 과일 가격은 한달 전에 비해 최대 2배 가까이 오르며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수박 1통의 평균 소매가격은 2만8116원으로 지난달(1만6871원)보다 66.6% 올랐다. 지난해 2만1453원과 비교해서도 31.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상순까지만 해도 (수박 가격이) 평년 수준이었는데 노지 수박을 본격적으로 수확할 시기에 폭염 때문에 상품성 떨어지는 수박이 나오다보니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달려 전체적으로 가격이 올라간 것”이라고 했다.

같은 시기 참외 평균 소매가격(상품 10개 기준)은 1만7772원으로 지난달(1만1963원)보다 48.6% 뛰었다. 지난해 1만4784원보다도 20.2% 오른 수준이다.

복숭아 소매가(상품 10개 기준)는 2만238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8452원)에 비해 21.3% 올랐고, 포도(캠벨얼리 1㎏ 기준)는 6797원으로 이 역시 지난해 6214원보다 9.4%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과일 작황 부진으로 인한 수입 과일 특수는 추석 연휴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와 차례상 등에 쓰일 사과, 배 등 과일 출하량이 평년의 20%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명절 대표 과일인 사과, 배와 함께 키위(뉴질랜드산), 자몽(남아공산), 용과(베트남산), 망고(태국산) 등 인기 수입 과일을 함께 구성한 선물세트를 올해 처음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키위, 아보카도 등 수입 과일 선물세트 비중을 예년 5% 수준에서 올해 10% 이상 늘릴 예정이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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