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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라진 中 반도체굴기…삼성·SK ‘공정고도화’로 뿌리친다
中 내년말 4세대 제품 양산 가능
한국, 기술력·생산성 향상 초점
고품질 제품 ‘초격차 유지’ 전략


중국의 ‘반도체 공습’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한 국내 반도체업계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여전히 중국과 3년 이상의 기술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중국의 발빠른 추격을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는 위기감도 적지 않다.

빨라지는 中의 추격…내년 말 4세대 제품 양산 가능성= 14일 반도체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업계의 주력업종인 메모리반도체 부분에서 중국업체의 공습이 본격화되고 있다.

반도체 최대 소비국인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에 집중, 이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 산하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에서 32단 3D 낸드플래시 시제품을 선보이고, 내년부터 자체개발한 기술로 3D 낸드플래시를 대량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YMTC가 32단 낸드플래시 초기 생산에 들어가면, 곧바로 이른바 4세대로 분류되는 64단 제품 양산 준비에도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YMTC의 4세대 제품 양산이 이르면 내년 말에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는 양상이다.

국내 반도체업계는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자신하면서도 중국 반도체 산업의 빠른 성장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기업들의 주력제품은 64~72단의 4세대 낸드플래시 제품이다. YMTC가 양산을 선언한 32단 낸드플래시의 경우 수요가 다른 시장이다. 낸드플래시의 단을 쌓는 적층기술력으로만 봐도 3~4년의 기술격차가 나고 있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이 4세대 낸드플래시 생산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현재의 속도라면 양산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말이 되면 현재 시장에서 우려하는 반도체 공급과잉이 현실화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초격차전략으로 뿌리친다= 국내 반도체업계는 공정고도화에서 그 답을 찾고 있다.

‘고품질’의 제품을 더욱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한치앞도 내다보기 어렵게 된 반도체 가격의 변화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더욱 향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결국 모든 노력은 ‘생산성 제고’로 수렴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초 5세대(9x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선언한 데 이어 이달 QLC(4비트, 쿼드레벨셀) 기술을 적용한 ‘소비자용 4TB(테라바이트) QLC(4비트) SATA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주류제품인 4세대 낸드플래시 대비 적층수를 대폭 상향하고 최고 속도를 구현한 5세대 제품을 양산을 통해 반도체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단수 경쟁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중국 업체를 포함한 경쟁사들이 쉽게 추격하기 힘든 기술을 통해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QLC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제품 대비 동일한 셀 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 높아진다”면서 “동일한 용량을 처리한다고 했을 때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5세대(96단) 4D 낸드플래시 출시 계획을 내놨다. 내년 양산이 목표다.

4D 기술은 기존 3D 기술과 비교,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셀을 제작 가능하다. 통상 셀(데이터저장영역) 옆에 붙어 있는 페리(낸드플래시의 동작을 관장하는 부분) 영역을 셀 밑에 배치(PUC, 페리언더셀)함으로써 공간효율성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는 셀 간 간섭을 최소화하는 CTF 기술을 함께 적용, 구조 안정화와 효율성 제고를 동시에 꾀했다. PUC와 CTF 기술을 함께 적용한 것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우선 현재 주력인 TLC에 4D 기술을 적용한 5세대 낸드플레시를 선보이고 이후 QLC에도 같은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4D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현재 메인인 TLC이고, 내년 상반기에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며 “QLC는 현재 개발단계로 내년 하반기 쯤 QLC 96단 4D 낸드플래시 샘플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업계는 적층수를 높이고 새로운 생산기술을 개발하는 노력들이 모두 ‘생산성 싸움’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삼성전자는 5세대 3D 낸드플레시에 단수를 올리는데 비례해 높아지는 셀 영역의 높이를 20% 낮추는 기술을 개발ㆍ적용, 4세대 제품대비 생산성을 30% 이상 높였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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