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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엎친데 덮친 신흥국 금융 악재
이란·러시아 제재 강달러 지속
터키 리라화 가치 폭락 먹구름
미중무역전쟁·기업 이익 하향
살얼음판 국내 증시에 삼중고

미ㆍ중 무역전쟁과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치 하향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국내 증시에 또다른 해외 악재가 등장했다. 신흥국 정세 불안에 따른 금융위기 우려감이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줄이고 이익률이 높은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지난 10일(현지시각) 터키 리라화 가치가 13.6% 폭락했다. 터키 정부가 미국인 목사를 간첩혐의로 감금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정부가 터키산 알루미늄ㆍ철강관세를 대폭 인상하는 내용의 제재를 발표했기 때문.

글로벌 금융시장은 리라화 가치 폭락이 금융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터키의 해외 부채가 3월 말 기준 4667억달러(한화 527조원)로, 연 국내총생산(GDP)의 53% 수준인 데다 이중 25%는 올해 안으로 상환해야 하는 단기 부채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터키의 일부 지표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당시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이중 간첩 암살 사건을 이유로 8일 국방 기술과 관련된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는 제재를 발표했다. 이에 러시아 루블화 가치 역시 연초 대비 14.8% 하락했다.

정세 불안으로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3분기 들어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던 달러 가치는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10일 달러인덱스는 0.94% 급등하며 지난 2017년 7월 이후 처음으로 96포인트를 돌파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터키로부터 투자자금을 회수하면 남유럽 국가 은행의 부실해 질 거란 우려로 인해 유로화가 급락했다”며 “미ㆍ중 무역전쟁과 이란ㆍ러시아 제재와 함께 달러 강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자 최근 1주일 간 신흥국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에서 각각 6억4000만 달러와 5억 달러가 유출되는 등 외국인 투자자금이 신흥국 시장에서 다시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신흥국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고 있는 만큼 우리 주식시장도 당분간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는 있지만 매수 강도는 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달러화 강세로 수급 공백이 이어지면서 조정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미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 우리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오는 15일 발표되는 소매판매와 미시간대학교 소비자 심리지수 등 소비지표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0.2%로 전월(0.5%)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자 심리지수는 전월(97.9)보다 소폭 오른 98.0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계절적으로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두고 우리 수출주의 3분기 실적에 긍정적일 수 있다”며 “우리 주식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악재로 증시가 출렁일 때엔 이익이 증가하는 업종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8월 들어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대부분 업종에서 이익 전망치가 감소하면서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도 기관과 외국인은 은행과 건설 업종을 동반 순매수 하고 있다”면서 “이들 업종은 3분기 영업이익이 상향 조정된 만큼 시장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다른 업종보다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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