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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폭염재난, 고통분담 차원의 효율적 소비가 절실하다
기록적인 폭염이 아예 재난으로 자리잡았다. 재난 수준의 폭염이 아니라 곧바로 재난이다. 전국민이 고통에 빠져있다. 가정에선 전기료 폭탄에 전전긍긍이고 휴가철임에도 인적이 끊겨 한철 장사를 망쳐버린 피서지 상인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직 현실로 다가오지 않은 한가지가 남아있다. 채소를 중심으로 한 장바구니 물가다. 이미 천정부지로 올랐어도 놀라울 게 없다. 고랭지 배추와 무의 주 산지인 강원 태백ㆍ정선ㆍ강릉지역 평균 온도는 지난 한달간 평년보다 4도 이상 높았다. 폭염일수는 근래 25년만에 최고다. 반대로 이 기간 강수량은 평년의 10분의 1도 안됐다. 그야말로 밭에서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작황 이상과 수급 차질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채소가격은 대부분 아직은 전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불행중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폭염 대응 농축산물 수급 안정 비상 TF’ 등을 중심으로 채소 수급과 가격 안정 대책을 선제적으로 펼쳐온 결과다. 정부는 연초부터 김치와 치킨무, 쌈무 등 배추ㆍ무 가공공장의 저장량을 전년보다 늘리길 독려해 수요를 조절했고 배추와 무 수천톤씩을 비축했다. 현재 가락동 시장에 반입되는 배추와 무 중 3분의 1 가량이 비축물양이다. 그나마 수습와 가격이 조절되는 이유다.

하지만 폭염의 피해는 여전하고 이미 생육에 타격을 입은 채소의 생산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비축물량이 바닥나면 채소가격 상승은 불보듯 한 상황이다. 해외 수입을 늘리지 않는 한 국내 수급으로는 불가항력이다.

결국 소비자들이 좀 더 현명해지는 수 밖에 없다. 채소 재배 농민들의 사투에 가까운 노력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수확량이 턱없이 줄어들어 오른 가격으로 원가도 건지지 못하는 농민들이 부지기수다. 가격이 오른 채소를 대체할만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이 절실하다. 시설을 통해 생산됨으로써 다소 가격이 안정된 채소나 통조림 등으로 저장된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같은 합리적 소비가 고통 분담의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폭염과 가뭄 속에서 배추 한포기, 무 한 개라도 더 생산하기 위해 밤낮 없이 물 관리, 병충해 방제 등 생육관리에 노력하는 현장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인정하는 동반자적 소비행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유통선진화를 통한 수급 및 가격 안정과 농민들의 소득보전 노력에 더욱 매진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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