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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는 고려의 수도…피란 정권 39년의 진상
[사진=강화 고려산]
27~29일 강화서 고려건국 1100주년축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올해는 고려 건국 1100주년이다. 고려 탄생 때의 수도 개성은 북한에 있으므로 그들이 1100주년 관련 행사를 하는지 우리로선 자세히 확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1100주년 기념 행사를 남한의 강화도에서 한다. 강화 역시, 한동안 고려의 수도였기 때문이다.

오는 28~29일 강화읍 관청길 27번길4 일대에서 벌이는 강화고려문화축전이 1100주년 기념 메인 이벤트이이다. 이 축전에선 강화천도길 걷기 행사, 팔만대장경 이운, 팔관회 재현행사, 전통놀이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고 학술강연회도 열린다.

[사진=청년몰이 있는 강화관광플랫폼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고려의복 체험을 하고 있다]

고려땐 ‘강도(江都)’라고 했다. 강화도성의 준말이다. 정권을 강도 처럼 빼앗은 무신정권은 정작 집권 이후 군인들이 강한 세상을 만들지 않았다. 강한 군대를 키우지 않다가 몽골을 침입에 직면하자 ‘피란 수도’로 강도를 선택한 것이다. 무신정권의 군사력 약화는 우리 역사를 슬프게 만든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무신권력자 최우는 1232년 몽골의 재침이 있자 ‘바지사장’이나 다름 없던 임금 고종을 강화로 보냈다. 몇년에 걸친 공사를 통해 철옹성을 구축한다.

그리고는 전국이 몽골에 짓밟히는 동안 최고권력층과 왕실만 강화에서 삼별초의 방어속에 호의호식했다는 기록이 있다. 왕족이나 귀족들도 피난생활에도 불구하고 저택과 사원을 짓고 팔관회ㆍ연등회ㆍ격구 등 화려한 사치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강화 요새가 얼마 튼튼하게 구축됐는지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한다. 최씨 무신정권이 몰락하고, 1270년 당시 임금인 원종이 몽골과 ‘항복’ 화의를 맺은 뒤에야 강화 수도시대는 끝난다.

[사진=강화 고려궁성]

개경 환도가 확정된 이후 강화를 무대로 끝까지 싸우자고 주장하던 삼별초는 그러나, 사실 얼마남지 않은 국토(강화도, 제주도 등)에서 ‘농성’ 만 벌였을 뿐, 광대한 본토 곳곳에서 벌어지던 침략자들의 살육과 약탈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당차게 본토로 나아가 그들과 맞서싸우며 백성을 보호하지 ‘않았다’고 봐야한다는 평가도 있다.

‘39년의 강도 시대’가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측면에서 다시 조명된다.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규훈)는 고려축전 시기에 맞춰 오는 27~29일 강화도서관 강당에서 ‘고려 시대 강도(江都)의 실체와 문화’를 주제로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학술강연회를 개최한다.

고려 흥망의 실체가 제대로 드러났으면 좋겠다. 고려의 강도 시대는 지금도 되새겨볼 역사의 중요한 반면교사(反面敎師)이기 때문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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