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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션샤인’, 제작진의 이례적인 캐릭터 수정이 의미하는 것

  • 기사입력 2018-07-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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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드라마 제작진이 이미 방송되고 있는 캐릭터를 수정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캐릭터를 맡고 있는 배우가 물의를 일으켜 하차나 캐릭터를 수정하는 경우는 봤지만, 방송중 캐릭터 수정은 거의 본 적이 없다.

‘미스터션샤인’ 제작진은 친일미화 논란이 일고 있는 구동매(유연석 분) 캐릭터를 수정한다고 13일 밝혔다.

제작진은 “구동매 캐릭터와 관련하여 공식 홈페이지와 제작발표회에서 소개 되었던 극중 <구동매>란 캐릭터가 친일 미화의 소지가 있고, 역사적 사건 속 실제 단체를 배경으로 삼은 점이 옳지 않음을 지적받아 제작진은 가상의 단체로 극을 수정하였습니다”라면서 “ 이미 촬영을 마친 부분이라도 앞으로 방영될 방송분을 수정키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불편함과 혼란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친일 미화의 의도는 결단코 없었으며, 격변의 시대에 백정으로 태어난 설움으로 첫발을 잘못 디딘 한 사내가 의병들로 인해 변모해 가는 과정과, 그 잘못 디딘 첫발로 결국 바꿀 수 없는 운명에 놓임을 그리려는 의도였습니다”라고 밝혔다. 
   

더 큰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발빠른 대응으로 여겨진다. 홈페이지에는 구동매가 무신회 한성지부장으로 고쳐졌다.

하지만 짚어봐야 할 게 있다. 주연급 캐릭터를 만들면서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을까 하는 점이다. 역사드라마중 구한말을 다루기 위해서는 특히 많은 역사적 기록과 자료를 뒤져야 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 구동매가 속한 흑룡회 상부조직인 겐요사는 일본 보수극우단체로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주범이라는 건 쉽게 알 수 있다.

그런 남성을 사대부 손녀이자 독립운동으로 부모를 잃고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총을 드는 사대부 영애 고애신(김태리)을 사랑하는 인물로 설정했다면? 이건 유연석을 보내버리는(?) 시도이자, 더 크게는 친일미화 논란을 예고한 설정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이런 사실을 모르고 캐릭터를 잡았다고 해도 우려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이 경우에는 더 큰 불안요소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너무 공부와 준비가 안된 채 겁없이 뛰어든 것 같기 때문이다.

구한말 의병 운동을 소재와 주제로 하는 시대물을 만들겠다는 시도는 칭찬할만하다. 이응복 PD는 “일제강점기, 특히 1930년대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는 많았지만 나라가 일본에 넘어가기 직전 항거 기록은 별로 없었다. 독립운동의 시초가 된 의병들의 이야기가 많이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관심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기자는 이미 이 시기로 소재를 선택한 것은 충분히 이해될만하고 성공하면 대중문화에 미칠 영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사를 쓴 바 있다. 당대는 문명과 전통, 서양과 동양 등 여러 종류의 이질적인 문화와 이해관계를 한 곳에 모아놓아도 좋은 매력적인 시기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다단하고 다종다기한 이 시대를 몇몇 인물들만으로 입체적으로 끌고간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고종과 대원군 등 실제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시대극이다. 대중문화로 다루기에 이렇게 매력적인 시대와 소재를 별로 시도하지 않은 이유가 있는 거다. 여기서 시대적 조명에 오류가 있다거나, 방향을 조금 잘못 잡으면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어설픈 범작(凡作)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벌써부터 역사학자들의 고증 잘못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한말 의병운동 연구가인 연세대 오영섭 연구교수가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스터 션샤인’ 1, 2회에서 역사적 사실과 어긋난 설정들이 많다며 안타까운 고증문제를 제기했다. 신미양요(1871년) 당시 미국인이 조선 땅에 들어와 있고, 김태리가 화승총이 아닌 연발총을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

물론 드라마는 실제 역사와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것은 좋지만 틀리면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면밀한 공부와 역사자문단 구성이 선행돼야 한다. 제작진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무지가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사극 전문 연출자인 이병훈 PD는 기자에게 “시청자는 사극으로 역사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큰 흐름은 역사와 일치해야 한다. 사극에서 해서는 안 될 선이 있다. ‘왕과 나’에서 내시들에 의해 예종이 죽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나도 ‘이산’에서 반전 효과를 위해 시도한 정순왕후의 정조 체제에 대한 쿠데타를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극 제작자라면 역사왜곡 문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미스터 션샤인’은 기획의도에서 구한말 오로지 우리 주권만 생각한 ‘숭고한 의병’을 부각시키겠다고 했다. 계산상으로는 도저히 시도할 수 없는, 어쩌면 무모한 의병 활동을 하게 되는 힘과 그 정신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를 생각해보게 해야 한다.

‘미스터 션샤인‘ 제작진은 초반부터 뛰어난 영상미와 스타일로 구한말을 보여줘 주목하게 했다. 여기에 역사 고증의 디테일도 함께 갖춰나간다면 명실상부한 대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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