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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로만 2득점 잉글랜드의 머리 좋은 축구 3요소
손흥민의 팀 동료 델리알리 4강행 쐐기골 포효 [연합뉴스]

상대팀 맞춤대응, 젊은 피 발탁, 약속 지키기
공수라인 내려 스웨덴 역습전략 예봉, 진빼기
해리케인-매과이어, 세트피스前 귀엣말 약속
크로스의 성공률 높인 특정지점 공격수 밀집
‘영국의 조현우’, 픽포드 기용 골키퍼약세 극복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잉글랜드가 ‘짠물수비 후 역습’이라는 스웨덴식 축구에 지혜롭게 맞춤형 대응하면서 팽팽하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스웨덴의 ‘원샷원킬’를 원천봉쇄하는데 성공했다.

똑똑한 축구를 구사한 잉글랜드는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서 해리케인 대신 해리 매과이어의 세트피스 헤딩결승골, 손흥민 토트넘 팀동료 델리알리의 헤딩쐐기골을 묶어 2-0 스웨덴을 셧 아웃시키고 28년만에 준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머리로만 두 골을 넣은 잉글랜드의 머리 좋은 축구 3요소는 ▷스웨덴 전술을 간파한뒤 뒷문을 잠그면서 차분하게 기회를 엿보는 것 ▷밀고 당기는 경기가 아닌 잠그는 경기에서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되는 세트피스때의 세밀한 약속과 팀원들의 정확한 실행 ▷전통적인 약점인 골키퍼 악몽을 씼기 위한 신예 픽포드의 발탁 등 용병술로 요약된다.

잉글랜드는 이날 경기에서 종주국의 산물이자 유럽축구의 전통적인 모습인 ‘킥 앤드 러시’를 구사하지 않고 차분히 경기에 임했다. 스웨덴의 역습이 매섭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비공격 라인을 평소 보다 10~20m 내렸다.

당연히 스웨덴도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축구를 위해 나서지 않았기에, 경기는 전반 20분까지 양팀 유효슈팅 한방 없었고, 30분까지 결정적 장면이 없는 소강국면으로 이어졌다. 스웨덴으로선 “앗, 이게 아닌냐”라고 느낄 정도로, 기본 전략에 이상징후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답은 세트피스에 있었다. 전반 30분 잉글랜드가 코너킥 기회를 잡자 스웨덴 문전에서는 그 흔한 공-수 간 사전 자리다툼도 없었다. 다만 보이지는 않는 눈빛교환과 귀엣말이 오갔다. 해리케인은 해리 매과이어를 불러 귀엣말을 했고, 비장한 표정으로 헤어진다.

애슐리 영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은 강고하던 스웨덴 수비진을 순식간에 허물더니 쇄도하던 매과이어의 헤딩골로 이어진다. 알고보니 해리케인이 마치 자기가 골을 넣을 듯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비수 4명을 달고다니는 사이 약간 배후에 있던 매과이어가 텅빈 중앙부에 뛰어들며 헤딩슛을 성공시켰다. 약속은 세밀하게 했고, 그 약속은 철저하게 지켜졌다.

후반 페널티에리어 오른쪽에 있던 린가드의 크로스때에도 잉글랜드 공격수들은 약속이나 한듯 왼쪽 골문 앞 깊숙한 지점에 밀집돼 크로스의 성공률을 높였다. 델리알리가 골을 성공시키면서 그간의 부진을 털고 활짝 웃었다.

'젊은 피' 골키퍼, ‘영국의 조현우’ 조던 픽포드를 발굴, 발탁한 것도 잉글랜드의 똑똑한 용병술로 볼 수 있다. 픽퍼드는 거의 골로 연결될 뻔한 스웨덴의 후반전 세 번의 만회골 시도를 모두 무산시켰다. 후반 2분 마르쿠스 베리가 루드비그 아우구스틴손의 크로스를 받아 강력한 헤딩 슛을 날렸지만 픽퍼드가 쳐냈다.

후반 16분에도 골대 정면에서 찬 스웨덴 빅토르 클라손의 오른발 회심샷, 26분 마루스쿠 베리의 슈팅 등 결정적 2~3개의 슈팅도 픽포드의 온몸에 막혔다.

픽포드는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잉글랜드의 오랜 ‘승부차기 저주’를 끊어낸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잉글랜드는 A매치 75경기 출전의 조 하트(맨체스터 시티) 대신 픽포드를 발탁함으로써 새 역사를 쓸 수 있었던 것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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