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스피린 4년 장기복용, 위암 발병률 37% 낮아졌다”
해열ㆍ진통제로 쓰이는 아스피린을 장기복용할 경우 위암 발병률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연구진은 아스피린을 3년 이상 복용한 사람에게 위암 발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아졌다고 했다.
[제공=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연구팀 46만명 7년간 분석
누적 사용기간 길수록 높은 연관성
과학 전문 ‘네이처’ 자매지 최근호 게재


아스피린을 4년 이상 복용한 사람은 위암 발병률이 37%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스피린이 대장암, 위암 발병률을 줄여 준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오고 있지만, 누적 사용량에 따른 예방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가정의학과의 박상민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46만1489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7년간(2007~2013) 추적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 최근 발표했다.

해열ㆍ진통제로 흔히 쓰이는 아스피린은 혈소판 응고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한 약제로도 복용한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 고위험군에게 항혈소판 약제로 널리 쓰인다. 최근에는 아스피린이 항암제의 효과를 촉진하거나 일부 연구에서 대장암과 위암 발병률을 줄여준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위암 유발 인자를 고려하거나 누적 사용량에 따른 예방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아직 없었다.

연구팀은 46만여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성별, 나이, 소득 수준, 흡연 여부, 알코올 섭취 횟수, 운동 여부 등 건강 관련 교란 요인들을 통제한 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스피린 누적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위암 발병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사용 시간이 ▷1~2년간 4% ▷2~3년간 15% ▷3~4년간 21% ▷4~5년간 37%로 사용 기간에 비례해 발병률이 떨어졌다.

연구팀 관계자는 “누적 사용량과 정량적 상관관계는 단순 상관관계보다 한 단계 높은 연관성을 시사한다”며 “아스피린을 3년 이상 사용한 사람에서 위암 발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단순히 아스피린 복용과 위험 발병률의 상관관계만 본 것이어서 이런 결과가 아스피린의 효과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연구팀도 아스피린이 위암 위험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나 작용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추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김민형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아스피린 장기 처방군에서 위암 발병률이 낮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라면서도 “아스피린을 장기 처방받아야 하는 대상자를 넓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FDA(미국 식품의약국)는 지난해부터 약물 신규 적응증 허가 과정에서 보건의료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검증된 결과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연구는 약물 안전성 모니터링에 있어 기존의 수동적 부작용 보고 시스템을 넘어 전국 단위 보험 청구 빅데이터를 활용한 능동적 모니터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전문지 ‘네이처’ 자매지인 미국위장관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