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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수입차 관세폭탄땐…한국 완성차업체 ‘대혼란’
수출막히면 연 15조 타격 불보듯
GM도 관세반대…부정적 의견서

미국의 수입차 고율 관세 부과 움직임에 각국 정부 및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관세 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폭탄’ 가능성을 재차 위협하며 이를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20~2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들의 미국 수출길은 사실상 막히게 된다.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 상당한 물량을 수출하는 우리나라 완성차업체들 역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이 전세계에 수출한 자동차는 253만대로, 이 가운데 미국으로의 수출량은 84만5000여대였다. 전체 자동차 수출량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품 중 1위 품목으로,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연간 15조원 이상이 허공으로 날아갈 판이다.

국내 완성차 5사 중 미국에 수출하지 않는 쌍용차를 제외한 4개사 모두 심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완성차 업체별 대미 수출 물량은 현대차 30만6935대, 기아차 28만4070대, 한국GM 13만1112대, 르노삼성 12만3202대 등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과 미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량 침체가 완전히 회복되기도 전에 ‘관세 폭탄’이라는 암초를 만나게 되고, 르노삼성은 수출 물량 자체는 가장 적지만 연간 생산대수 등 기업 규모를 감안하면 실제 입을 타격은 가장 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관세 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닥칠 미래는 예상조차 쉽지 않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미국에 공장을 늘려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폭탄이 미 국내에서의 더 많은 생산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마냥 미국에만 좋을 수는 없다. 유럽과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해 무역전쟁이 벌어지면 혼란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미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수입차 관세 부과는 미국 내 일자리 감소,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 증가로 미국 경제 후생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가지 희망은 전세계 주요 완성차 메이커들이 관세 부과에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조차 자국 정부에 “관세 부과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GM은 관세가 비용 증가와 판매 감소, 경쟁력 약화, 다른 국가의 보복 관세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GM은 미국 현지뿐 아니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다수의 생산기지를 갖고 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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