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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착한 맞선프로 ‘선다방’이 성공한 이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방송에서 선보이는 짝짓기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살아남는다. 따라서 제작진은 흥미와 관심, 때로는 논란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를 집어넣는다.

‘하트시그널’이 입주자들의 마음이 거의 다 정해진 상태에서 최종 선택을 앞두고 제비뽑기로 둘만 여행을 가게 하는 것에서도 썸의 변화 등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읽혀진다.(여기서 얼마나 많은 말들이 생산됐나? 그것은 ‘하트시그널’의 결정적 흥행요소로 작용했다.)

반면 ‘선다방’은 짝짓기 프로그램중에서 흥미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가 거의 없다. 편집도 시간과 흐름순대로 이뤄져 편하게 볼 수 있는 착한 프로그램이다. ‘선다방’이라는 이름 자체가 기능적 관계 위주인 디지털 환경이 아니라, 정(情)과 이웃 등의 느낌이 포함된 아날로그 감성과 향기가 나는 복고풍이다.

나는 주위에 있는 총각처녀들에게 ‘선다방’에 신청하길 권하고 있다. 왜냐하면 일반인의 실제 만남과 연애와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녀가 진지하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방송프로그램임에도 특별한 인위적 장치없이 선남선녀들이 편안하게 선보게 하고 이를 방송으로 내보내는 게 ‘선다방’이다. 그런데도 의외로 소소하고 잔잔하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게 인위적인 연출 없이도 짝짓기 장르로 자리잡은 비결일 것이다. 말하자면 기본에 충실한 미팅 프로그램이랄까.

현실적인 사랑과 연애 감정을 배우려면 ‘로맨스 패키지’나 ‘하트시그널’보다는 ‘선다방’이 더 잘 어울린다. 보기에는 ‘로맨스 패키지’나 ‘하트시그널’이 더 멋있을지 몰라도, ‘선다방‘이 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예컨대, 마음가는 대로, 느낌 가는 대로 표현해서 진심이 통하는 상황을 참고하기에 좋다.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중에서도 인연은 있을 수 있다. ‘선다방’은 그런 인연을 맺어주는 곳이다. 총 70명(35팀)중 양쪽이 하트(♡)를 보낸 팀은 무려 22개팀이라고 한다. 물론 이는 한번 더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이며 연애나 결혼으로 연결되는 건 훨씬 적을 것이다. 하지만 동화작가와 웹툰작가의 만남 등 축하나 응원하고 싶은 커플까지 생겼다. 개인적으로는 이들뿐만 아니라 선박기관사男과 맺어진 조경디자이너女, 비행기 승무원男과 만난 충주 시립국악단女도 기억에 남는다.


유인나, 이적, 양세형, 로운이 맞선 전문 카페에서 일반인들의 맞선을 엿보면서 요즘 시대 사랑관과 연애관 그리고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바싹 긴장하고 있는 출연자들을 편안하게 하기위해 성의껏 준비하는 것도 보기 좋다.

이적은 편안하게 무게감을 주는 토크를 하면서 때로는 감미로운 피아노 소리를 들려준다. 양세형의 사람 심리 독해는 가끔 과할 때도 있지만 유일하게 웃음을 주는 다방지기다. 막내 로운은 얼굴만 봐도 힐링된다. ‘감성 소녀’ 유인나는 맞선 남녀의 의미 있는 시그널을 포착해 새로운 주제와 흐름을 만들어가는데, 배려심 많고 말도 예쁘게 해 호감도를 높여준다. 다방지기 4인방은 ‘선다방’의 분위기를 잘 만들어냈다. 패션 MD男과 연극심리상담女가 그랬던 것처럼 재방문을 하고 싶게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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