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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정상 부근 시신…단독범행 어떻게?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봉산 능선 실종 여고생 추정
70~80도 경사…통행 쉽지않아
경찰, 공범 가능성도 수사중


전남 강진군의 한 야산에서 실종된 지 8일 만에 실종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장소를 두고 공범 여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25일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53분께 강진군 도암면 지석리 일명 매봉산 정상 뒤쪽 7~8부 능선에서 실종 여고생 A(16) 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은 알몸인 모습으로 머리카락까지 잘려 나간 상태였다. 심하게 부패한 모습으로 발견돼 육안상으로는 신원이 확인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은 시신의 키와 체격으로 볼 때 A 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DNA) 긴급 감정을 의뢰해 신원을 확인 중이다. 감정 결과는 이르면 이날 중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시신 부패 상태와 용의자 사망 시점 등을 미뤄볼 때 실종 당일 A 양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유력한 용의자로 꼽힌 A 양 아버지 친구인 김모(51) 씨의 승용차가 목격됐던 지점에서 1㎞ 가량 떨어진 곳으로 걸어서 도보로 약 30분 걸리는 위치다.

해발 250m 높이인 매봉산 정상에서 50m 가량 내려와야 하는 곳으로, 경사가 70∼80도에 달하고 내리막길도 험준하다. 이 곳은 수풀로 우거져 있고 사람이 통행하기 쉽지 않은 곳으로 전해졌다.

해당 야산이 위치한 마을은 김 씨가 태어난 곳이며, 김 씨의 지역적ㆍ인적 연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씨의 차량은 시신이 발견된 현장 부근에서 2시간 반 가량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 씨가 계획적으로 A 양을 유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우선 경찰은 김 씨가 A 양을 위협해 산속으로 끌고 간 뒤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과 다른 곳에서 A 양을 숨지게 한 뒤 산 정상까지 옮긴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시신이 발견된 장소의 특성상 A 양 시신을 산 정상까지 옮겼다면 또 다른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지만 아직까지 확정적인 물증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A 양은 “아르바이트 소개를 해준 아빠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친구에게 SNS 메시지를 남긴 뒤 실종됐다.

김 씨는 당일 산 인근을 들렸다가 집에서 옷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휘발유로 불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해당 물건에 대한 정밀감식도 의뢰해놓은 상태다. 또 사건 당일 외부 세차를 했던 김 씨 차량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등 유류품 80여 점에 대한 감식도 진행 중이다.

김 씨는 지난 16일 오후 11시께 A 양 어머니가 자택을 찾아오자 집을 나서 도주했고, 다음 날인 17일 오전 6시께 자택에서 1㎞ 가량 떨어진 공사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사망 경위 등을 규명하기 위해 실종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에 대한 부검도 이날 실시된다. 부검 과정에서 다시 한번 유전자 시료 채취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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