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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 과천, 산본 등 수도권 도시재생, ‘다양성’을 갖춘 MXD개발이 관건


서울과 접해 있는 수도권 신도시들이 조성된 지 20~30년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도시재생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도시 이론가인 마크 제이콥스는 “역사가 있고, 문화가 있으며, 나라마다 도시마다 동네마다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 저마다 모두 다른 것이 도시다”라는 말을 했다.

도시 자체가 다른 도시와 달라야 하지만 도시자체도 다양성이 담겨야 한다. 최근 도시들은 복합용도개발(MXD, Mixed-use Development)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글로벌 도시부동산연구기관인 ULI(Urban Land Institute)에서 정의한 바와 같이 복합용도개발은 다양한 용도의 시설 및 기술이 한곳에 모두 집약되어 개발되는 것을 말한다.

주거와 상업, 업무의 복합화로 이루어진 주상복합건물이나 단지 등을 개발하는 개념에서 최근에는 도시계획 차원에서 주거, 산업, 학술, 연구 등의 복합화로 스마트시티, 테크노폴리스, 텔레포트, 인텔리전트시티 등 첨단기술과 연계된 복합화까지 확대 적용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IoT시대를 맞아 산학연의 조화, R&D와 엔터테인먼트, 주거와 산업이 조화롭게 융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이제 도시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됐다. 서울뿐만 아니라 본격 재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 과천 등 서울 인접 수도권 신도시도 이런 다양성을 얼마나 갖추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달렸다.

인구가 줄고 기업들이 떠나면서 공동화의 길을 걷느냐 세계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성장하느냐의 길목에 서있다.

과거 고도성장시대에 팽창하는 서울의 위성도시로 개발됐던 수도권 도시들이 이제 특성과 다양성을 살린 체계적인 도시개발 계획으로 도시재생을 넘어 첨단도시로의 도약에 나서야 한다.

분당은 동시다발로 추진 중인 리모델링 사업과 함께 인근에 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며 기업체가 대거 이전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들의 잇단 투자계획 발표와 본사 이전 소식이 들려오면서 분당은 어느정도 도시개발의 큰 밑그림을 갖춰가고 있다.

수도권 도시 중 가장 빠르게 인구가 줄고 있는 과천은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뜨거웠던 부동산 시장이 최근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과천종합청사 이전의 공백을 지식정보타운 개발 등으로 매울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오래된 상가들이 새롭게 개발돼 젊은 도시로 거듭날지 아니면 대표적 베드타운이 될지 기로에 서있다.

이들 도시들이 도시재생을 넘어 경쟁력 있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역 갈등도 해결되어야 한다. 과천 오피스텔 개발 관련 갈등이 대표적이다. 조망을 가린다고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시작된 갈등이 조례 개정 등으로 비화되고, 오피스텔 개발 자체를 막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지자체장 선거가 끝나면서 이들 도시가 어떻게 변해갈지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제대로 된 의견수렴은 꼭 필요하지만 합법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까지 막는 주장은 도시개발의 한 축인 기업 유치에 치명적이다. 또 이런 갈등이 지속될 경우 도시개발의 타이밍까지 놓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기준 도시화율이 91.7%를 기록하고 있다. 90%를 넘는 인구가 도시에 살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인 시대다. 도시재생에 해당 도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명운을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본이 오래된 공장과 아파트가 남아있는 도시로 남을 수도 있고, 아니면 첨단 기업의 메카 도시가 될 수도 있다. 과천이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도 있고, 지식정보타운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춘 4차산업혁명시대에 중추도시가 될 수도 있다. 관악산 지하를 터널을 뚫어 서울대와 과천을 잇는 최첨단 산학연 R&D 벨트가 구축도는 것도 상상해볼 수 있다.

200만 달러의 북미 정상회담 비용을 들인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제네바’가 되는 것을 부러워하고 있어서만은 안된다. 수도권 도시들이 ‘다양성’을 담은 도시재생을 통해 국가 경쟁력의 주축이 되길 기원한다.

 

윤병찬 기자 / 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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