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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케도니아, 그리스와 국명 변경 합의…새 이름 ‘북마케도니아’
양국 의회 비준, 개헌 국민투표 남아
거센 내부 반발…EU·나토 가입 험로 예상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마케도니아가 국명을 ‘북마케도니아공화국(Republic of North Macedonia)’으로 변경하기로 17일(현지시간) 그리스와 합의했다.

이로써 양국은 국명을 둘러싼 27년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마케도니아는 유럽연합(EU)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의 길을 열게 됐다.

그러나 두 나라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 최종 관문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니코스 코치아스 그리스 외교장관과 니콜라 디미트로브 마케도니아 외교장관은 이날 오전 국경지대인 그리스 프사라데스에서 마케도니아의 국호 변경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AFP통신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를 비롯해 EU 및 유엔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합의문이 공식적으로 효력을 발휘하려면 양국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하며 마케도니아에서는 국명을 바꾸려면 헌법 개정이 필요해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그간의 비생산적인 논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번 합의를 미결로 두지 않게 할 역사적인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다.

양국 총리는 지난 12일 전화 통화를 통해 타협안에 합의한 바 있다.

앙숙 관계를 유지해온 두 나라는 지난해 5월 집권한 개혁 성향의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가 그리스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천명하면서 이번 합의를 끌어냈다.

양국은 의회 비준을 준비하고 있지만, 내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난관이 예상된다.

마케도니아에서는 조르게 이바노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헌법 위배”라며 국호 변경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번 합의를 주도한 그리스의 치프라스 총리도 서명 전날, 야당이 주도한 불신임 투표가 153대 127로 부결되면서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합의문이 서명되는 순간 양국에서는 국민들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와 국경 마을에서는 각각 수백 명과 수천 명이 참가한 시위가 벌어졌다.

그리스에서도 여론조사 결과 최대 70%가 이번 합의에 반대하는 등 반발 수위가 높다. 합의문이 서명된 그리스 인근 마을에서는 시위대 3000명이 경찰과 충돌했다.

양국은 지난 1991년 마케도니아가 옛 유고 연방에서 분리, 마케도니아란 이름을 쓰고 그리스 측이 이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분쟁을 이어왔다.

마케도니아주(州)라는 지명을 가진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이 알렉산더 대왕을 배출한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지에 대한 영유권을 시사한다며, 그리스 역사를 도용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마케도니아는 1993년에 ‘구(舊)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공화국’(FYROM)이라는 이름으로 유엔에 가입했으나, 그리스의 완강한 반대로 나토와 EU에는 가입하지 못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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