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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어깨 더 무거워진 민주당
6ㆍ13 지방선거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선거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게 마련이라지만 이토록 일방적인 결과를 보인 적은 일찍이 없었다. 선거에 패한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은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상을 입었다. 사실상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셈이다. 기왕의 구태에 무능과 교만까지 겹쳤으니 당연한 결과다.

이번 선거로 정부와 여당의 책임은 더 무거워졌다. 역대급 대승이 반갑기야 하겠지만 승리에 도취돼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싫든 좋든 당분간 정부와 여당은 독주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견제해야 할 야당은 제 구실을 할 처지가 못된다.

혼자 뛰는 경기는 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진다. 피겨 스케이팅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는 라이벌 아사다 마오가 없었다면 그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국정 운영도 다를 게 없다. 스스로를 견제하면서 국정을 끌어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그 역할을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 이게 제대로 안돼 정권이 오만과 독선에 빠지면 2년 뒤 총선, 4년 뒤 대선에서 지금의 한국당 꼴이 날 수 있다는 건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집권세력도 한 때 ‘폐족(廢族)’이라 칭할 정도로 몰락의 길을 걸은 적이 있기에 하는 소리다.

그리 어려울 것은 없다. 국익, 겸손, 민생 이 세 가지 키 워드만 잘 유지하면 가능한 일이다.

국익 우선을 강조하는 것은 진영논리를 극복하라는 의미와 같은 맥락이다. 국가 안보는 물론 경제정책등 국가적 현안은 풀어가는 기준을 국익에 두라는 것이다. 당장 북미정상회담만 해도 그렇다.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의 오랜 바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뒤 끝에는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과 미군 철수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무엇이 국익에 부합하는지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라는 것이다.

여당의 압승은 70%를 웃도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과 무관치 않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 열명중 일곱명이 정치적 지지자인 건 아니다. 지나치게 진영논리에 기울면 국민적 거부감이 증폭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겸손은 관용과 협치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이제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의연함이다. 선거 전부터 거론되던 개각이 머잖아 단행될 전망이다. 정권이 인재를 폭넓게 쓸 수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 또한 여당의 역할이다.

굳이 내 편만을 고집하다보면 이른바 ‘내로남불’의 자기 모순에 빠지기 십상이다. 집권초 인사파동을 국민들은 잊지않고 있다. 자신을 낮추고 반대 진영 인사라도 필요한 인재라면 적극 기용하는 열린 정치를 해보자는 것이다.

끝으로 경제다. 최소한의 물질적 안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멀어지는 게 민심이다. 현 정권의 경제 운용의 핵심은 소득중심 성장인데 그 부작용이 적지 않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이 그런 경우다. 정부가 잘못된 길을 가면 이를 바로 잡는 건 전적으로 여당의 몫이다. 한국당의 몰락은 그걸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한 뼘 더 성숙해지라는 게 이번 선거의 투영된 민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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