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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强달러 ‘강펀치’에 신흥국펀드 ‘화들짝’
美금리인상·달러강세로 자금이탈
한달간 브라질펀드 11% 가량 하락
전문가 “당분간 관망 필요” 지적

잘나가던 신흥국 펀드들이 달러화의 강세전환 여파로 인해 잔인한 계절을 맞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신흥국 펀드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3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전체 펀드에서 신흥국 해외펀드의 손실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멀티에셋삼바브라질[자](주식)A’는 14.7%의 손실을 냈다. 수익률 볼 때 전체 공모 펀드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투자KINDEX인도네시아MSCI증권ETF(주식-파생)(합성)’는 12.7%, ‘한국투자KINDEX멕시코MSCI증권ETF(주식-파생)(합성)’는 11.4%, ‘신한BNPP중남미플러스[자](H)(주식)(C-A1)’은 11.2%가량 기준가가 한달 전보다 하락했다. 


이들 펀드의 수익률 하락은 신흥시장 증시 하락세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는 1월 고점 대비 11%가량 하락한 상태다. 브라질 펀드는 자국 통화인 헤알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2006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증시도 약세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 역시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시장이 요동치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4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 강세로, 신흥국 주식ㆍ채권ㆍ외환 시장에서 대거 자금이 이탈하면서 불안감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이후 한 달간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달러화 대비 가치가 17% 하락해 신흥국 통화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8일(현지시간)에는 아르헨티나가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하기도 했다. 터키 리라화도 10.5% 하락했고, 멕시코 페소화는 9.1%, 남아프리카 랜드화가 4.9% 떨어졌다.

손실이 가장 크게 난 브라질 펀드의 경우, 수익을 회복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브라질의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룰라 전 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우파 후보자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의원 역시 지지율을 높이며 경쟁구도를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브라질 산 닭고기와 어류 수입을 중단한 점도 브라질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브라질 대선 이후에야 정치 불확실성이 축소되고 브라질 경제 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에 정치 리스크(위험)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시장을 당분간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펀드 자금 유출은 한국 주식에 대한 매도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불안 요인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위기를 진정시킬 가능성이 높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날 때까지는 인도네시아 등 증시가 쉬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신흥국 시장의 하락세로 밸류에이션(수익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은 더 커졌다는 진단도 있다.

문 연구원은 “아르헨티나 구제금융 요청일(지난 8일) 이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증시는 낙폭을 다소 만회하고 있다”며 “주가 조정을 통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증시의 밸류에이션(12개월 선행 PE)이 각각 17.8배와 14.6배로 다소 낮아진 만큼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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