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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더기 ‘신고가’ 의류株에 무슨 일이?
-업황 회복 힘입은 내수 의류주, 52주 신고가 연일 경신
-2013~2015년 대비 낮아진 밸류에이션도 영향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의류주(株)가 증시에서 ‘신고가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F&F, 휠라코리아,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내수에 주력한 의류 업체들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실적 기대감을 높인 결과다.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한껏 낮아져 있던 점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의 경우 고객사의 주문량 감소, 원ㆍ달러 환율 하락 등의 악영향으로 내수 의류업체 대비 더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디스커버리’, ‘MLB’ 등 의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F&F는 지난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7.0% 급등한 6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 전 거래일 11.9%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타임’, ‘시스템‘ 등 브랜드를 갖고 있는 한섬 역시 지난 21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이다. 한섬은 이달 들어서만 17%가 넘는 주가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 휠라코리아,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최근 신고가를 새로 쓰며 신고가 경신 목록에 연일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대신증권]

최근 강세를 나타낸 의류주의 공통점은 내수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의류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지난 2016년 6월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이같은 업황 회복에 따라 F&F, 한섬, 휠라코리아,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대한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전년 대비 18배 많은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안긴 휠라코리아의 영업이익이 올해도 3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전년 대비 104%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한섬 역시 예상되는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이 69%에 달한다.

이같은 실적 성장세는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져 있던 상황이어서 더욱 도드라졌다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영원무역,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한세실업 등 8개 주요 의류업체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2배다. PER 14~16배 수준으로 거래되던 지난 2014~2015과 비교하면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낮아져 있는 셈이다.

김은지 KB증권 연구원은 “의류업체들이 지난 4분기 ‘평창 롱패딩’ 테마로 인해 뜨거운 관심을 받긴 했으나, 그 이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돼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며 “그러나 휠라코리아의 리브랜딩, 한섬의 SK네트웍스 인수, F&F의 MLB의 홍콩사업 개시 등 개별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이 업종 밸류에이션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영원무역, 한세실업 등 OEM에 주력하는 의류업체의 경우 자체 브랜드를 앞세운 종목에 비해 실적 증가세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15년까지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주요 내수 업체 영업이익이 지난해 이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하는 것과 달리, OEM 업종의 영업이익은 2015년 고점 이후 반등이 지연되고 있다”며 “미국 소매 의류 재고가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어, 업황 반등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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