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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계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은…
갤러리수, 지엔처 개인전 ‘배너맨’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포화가 난무하는 전쟁터, 부귀를 향유하던 도시는 쉽게 함락됐다. 기계시대, 작가는 지금 현재를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그렇게 정의한다. 그리고 그 기계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마치 마징가 제트처럼 감정을 보이지 않는 ‘가면’을 썼다. 
지앤처, Bannermen (6) - 2018, Acrylic, spray paint, marker, crayon, oil crayon on canvas, 160x160cm [사진제공=갤러리수]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수는 중국 ‘바링허우(八零後)’ 작가 지엔처(34)의 개인전 ‘배너맨(Banner men)’을 개최한다. 배너맨은 전쟁터에서 깃발을 드는 ‘기수’를 가리킨다. 전시장엔 중세시대 전쟁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이미지가 걸렸다. 갑옷, 로봇의 머리, 적의 눈에 띄지 않게 위장한 군함들 그리고 6개의 배너. 가문끼리 끝없이 싸웠던, 한 편의 전쟁사를 보는 듯 하다. 
지엔처, AS Grey-2, 2018, Acrylic, marker, crayon, oil crayon on canvas, 90x120cm.[사진제공=갤러리수]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그래픽 게임중 상당수가 중세를 배경으로 한다. 사람들은 당시의 무기를 사용해 가상 세계에서 자신의 아바타로 전쟁을 한다. 전쟁과 무기를 온라인에서 편안하게 즐기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현실에도 이러한 전쟁, 폭력, 난민이 존재한다. 이런 불균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바링허우 대표작가 지엔처 [사진=이한빛 기자/vicky@]

묵직한 주제를 담아낸 그릇은 ‘회화’다. 가장 고전적이고 오래된 방법이나 작가는 “가장 명확하고 가장 대안적”이라고 했다. 하나의 작업안엔 큐비즘, 표현주의, 색면추상, 그래피티 등 다양한 기법이 총동원 됐다. 기법 뿐만 아니라 이미지도 그렇다. 컴퓨터 그래픽이나 지도에 적용되는 도식 규칙을 분석하고 차용해 그려낸 이미지를 해석하고 재조합했다.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 수는 “지엔처의 작업은 현대사회속 결속ㆍ소실을 반복하는 개개인 모습의 알레고리”라며 “도상학적 관점을 통해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며 연대기적으로 서술하거나, 과거-현재, 서양-동양, 선대-후대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주관적 사유와 방식으로 재배열한다”고 평했다. 
지엔처 작가 요새(shield Hall)시리즈 전시전경. [사진=이한빛 기자/vicky@]

중국 산동성에서 태어난 지엔처는 4살에 독일로 이주, 베를린 예술대학 회화과 학사과정, 홈볼트 대학 예술사ㆍ철학 석사과정, 베를린 자유대학 동아시아 예술사 석사과정, 런던 골드스미스 도상학ㆍ철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전시는 6월2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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