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자화폐’ 최선진국은 아프리카 케냐…이거 실화?
-인구 60%, 메일 주고받듯 전자화폐 거래…거래액은 GDP 절반 이상
-월급도 휴대폰 통해 전자화폐로 수령…금융혁신 가능성 세계 주목


[헤럴드경제=이슈섹션] ‘현금없는 사회’ 최선진국은 어디일까. G20 등 선진국이겠지 생각하면 오산이다.

중국이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국가는 의외로 아프리카의 케냐다.

케냐에서는 월급을 은행 계좌로 받지 않고 전자메일 받듯 휴대전화를 통해 전자화폐로 받는 게 일반적이다.

[사진=사파리컴 홈페이지 캡처]

케냐에서는 슈퍼마켓이나 시장에서 물건을 사거나 레스토랑에서 음식값을 낼 때는 물론 전기요금 등의 공공요금과 집세를 지불할 때도 전자화폐로 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케냐가 전자화폐 선진국이 된 배경은 역설적으로 은행 서비스 체제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서비스 체제가 갖춰지기 전에 ‘한 단계 뛰어넘는’ 형태로 전자화폐가 보급됐다.

은행에 의존하지 않는 금융서비스가 상식이 된 전자화폐 선진국 케냐가 금융혁신의 발원지가 될 가능성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케냐의 휴대전화 보급률은 90% 이상이다. 휴대전화에 충전해 쓰는 케냐의 전자화폐 거래액은 이 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넘으며 인구의 60%가 이용한다.

뒤늦게 전자화폐의 가능성에 주목한 중국 화웨이, 알리바바, 미국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이 다투어 현지시찰에 나서고있다. 일본무역진흥회(JETRO)도 지난 2월 20여명의 업계 관계자들로 케냐 전자화폐 기업 시찰단을 구성, 현지 견학을 실시했다.

이들은 모두 케냐를 세계적 금융혁신(이노베이션)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는 중요 국가로 보고 있다.

케냐에는 모두 5종류의 전자화폐가 있다. 현지 유력 통신사인 사파리컴이 운영하는 ‘M 페사’ 이용자가 가장 많다. M은 휴대전화 등의 ‘모바일’, ‘페사’는 현지 스와힐리어로 ‘돈’을 의미한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휴대전화를 지갑 대신으로 쓴다. 자신의 번호에 돈을 충전하면 된다. 충전한 돈을 메일을 보내듯 주고받는다. 충전방법은 각지에 있는 가게등 대리점에서 현금을 지불하는 게 일반적이다.

현재 M페사 이용자는 케냐 인구의 60%에 해당하는 2천700만명, 거래액은 GDP의 절반 이상이다. 케냐에서 은행계좌를 가진 사람은 인구의 2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추정되고 있다. 은행의 서비스 체제 미비가 전자화폐 보급을 앞당긴 셈이다.

도시에서 일하는 지방출신 노동자들은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는 게 큰 골칫거리이던 차에 10여 년 전 휴대전화를 이용한 송금시스템이 개발되자 일거에 전자화폐 보급이 확산됐다.

전자화폐를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그중 하나가 2011년 시작된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지역에 전기를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운영회사는 각 가정에 소형 태양광 패널과 전등이 연결된 장치를 설치해 준다. 하루 500 원 정도의 이용요금은 전자화폐로 받는다. 요금을 제때 내지 않으면 원격조작으로 설비가동을 중단한다.

회사 측에서도 각 가정을 돌면서 요금을 받을 필요가 없다. 모두 전자화폐 보급으로 가능해진 서비스다.

전자화폐로 일용품과 가전제품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숍에서도 작년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3천곳이 넘는 소매점과 제휴해 상품을 사이트에 게시해 판매한다.

온라인숍 관계자는 “케냐인에게 휴대전화는 주머니 속에 은행을 넣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NHK는 케냐에서 시작된 은행에 의존하지 않는 현금없는 사회의 물결이 어디까지확산할지가 격변하는 금융서비스 장래를 점치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