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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이슈 추적] ‘폐암 유발’ 라돈, 침대 위만큼 지하실 안도 위험하다
-라돈은 실생활에서 노출되는 무색ㆍ무취ㆍ무미 기체
-폐암 유발물질…미국에서 年 폐암환자 2만여명 원인
-공기보다 무거워 지하실에 깔려…수시로 환기시켜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국내 침대업체인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에서 폐암 유발물질인 라돈이 다량으로 검출돼 소비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몸에 좋은 음이온을 발생시킨다며 침대 매트리스에 넣은 광물 파우더에서 라돈이 방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라돈은 침대 위보다도 지하실에서 위험한 물질이다. 공기보다 무거워 지하실 등에 깔리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석면처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건축물 신축 시 저감 시공을 하고, 지하실에 환기 장치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라돈은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로 폐암 유발 1급 물질이다. 공기보다 무거워 지하실에 깔리는 습성이 있다. 지하실에서는 수시로 환기를 해 주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해법이다. 이번에 라돈이 방출된 침대를 생산한 것이 확인된 대진침대 전경. [헤럴드경제DB]

10일 의학계, 과학계와 복수의 관련 진료과 전문의에 따르면 라돈은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로 폐암 유발 1급 물질로, 실생활에서 라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공기보다 무거워 낮게 깔리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와인 저장고, 지하실 등에 많이 깔려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내라돈저감협회 관계자는 “라돈이 방출하는 알파선은 피부를 뚫지는 않지만, 호흡하게 되면 바로 폐에서 피폭된다”며 “위험한 물질이지만, 관련 규제가 미비하다”고 강조했다.

라돈은 WHO(국제보건기구)와 EPA(미국환경보호국)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토양이나 암석에는 방사능 물질로 잘 알려진 우라늄과 토륨이라는 물질이 존재한다. 이 두 물질이 연속으로 붕괴하면 라듐이 되고, 이 라듐이 붕괴할 때 만들어지는 방사성 기체가 라돈이다. 라돈은 무색, 무미, 무취의 기체여서 부지불식간에 호흡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올 수 있다.

호흡을 통해 들어온 라돈은 붕괴하면서 폐포나 기관지 등에 달라붙어 방사선을 방출한다. 방사선은 세포 유전자를 손상시켜 폐암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강건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라돈이 폐암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는 의학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이미 널리 인정받고 있다”면서도 “무색ㆍ무취한 특성 탓에 아직 국내에는 이런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수영 을지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도 “미국 연간 폐암 환자 중 10%에 해당하는 약 2만명은 라돈이 원인”이라며 “원인이 흡연인 폐암 환자 16만여명보다 적지만 무시 못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라돈은 공기보다 9배 정도 무거워 지표에 가깝게 존재하기 때문에 주로 건물 바닥이나 지하실 벽의 균열된 틈을 타고 유입된다. 일반적으로 건물의 높은 층보다 낮은 층에서 높은 농도를 나타낸다. 토굴, 지하실, 와인 저장고 등에 기체인 라듐이 많이 깔릴 수 있다.

라돈이 침대 매트리스에서 검출된 이유는 침대에서 음이온을 만들어 내기 위해 사용한 음이온 파우더때문이다. 음이온 파우더는 희귀 광물인 희토류 원석을 곱게 간 것으로, 이 가루 안에 토륨이나 우라늄 등이 남아 방사성 물질인 라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조사 결과 국내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 공기질 권고 기준인 200Bq(베크럴)/㎥를 크게 초과하는 620Bq(베크럴)/㎥의 라돈이 해당 침대 제품에서 검출됐다.

라돈은 흔히 폐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석면보다 위험하다. 김 교수는 “석면이 일으키는 폐암은 주로 중피종이지만, 라듐음 선암 등 광범위하게 폐암을 일으켜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고체인 석면은 시공을 하지 않으면 피할 수 있지만, 라돈은 기체라 피하는 것이 쉽지 않다. 토양 등에서 나오는 것으로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확률이 있고 실생활에서 노출될 수 있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 교수는 “가장 좋은 것은 수시로 지하실 등의 환기를 시키는 것”이라며 “광맥 중 라돈 발생 위험 광맥 위에 사는 분은 환경부에 도움를 청하면 라돈 농도를 측정할 수 있어 대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처럼 지하에서 발생하는 라돈 등 각종 기체, 가스를 내보내고, 저감시키는 공법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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