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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의 현실 감각을 기대한다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공식 취임했다. 그는 새정부 금융혁신행정위원장으로 금융감독 업무를 대부분 섭렵했다. 적어도 전문성에 관한 한 시비를 따질 일은 없다.

기대했던대로 취임사에 나타난 윤 원장의 금융감독 철학은 전문성면에서 흠잡을 데 없다. ‘금융감독’의 본질은 금융의 잠재적인 위험이 가시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동시에 현실화된 위험에는 엄중하게 대처하는 것이며 금융시장의 안정과 공정한 금융질서의 확립, 금융소비자 보호가 금융감독원의 소임이란 주장은 명쾌하다. 금융감독원이 견실하게 국가 위험을 적절히 관리감독해야 정부는 올곧은 금융산업정책을 펼칠 수 있고 금융회사들은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개발과 혁신에 전력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그 혜택을 누리게 된다는 결론도 더할 나위 없다.

금감원 임직원들이 금융법규를 집행하는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청렴함과 도덕성을 갖추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여 감독 검사의 질적 수준을 업그레이드 해 달라는 요구 역시 너무도 당연하다. 본인 스스로도 금융감독 역할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당당한 목소리로 금융시장과 소통하고 묵묵히 자신의 임무에 전념하는 직원들이 그 노력을 보상받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도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업무에 밝다고 해서 모든 정답을 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꼭 감독으로도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인기 게임 개발자들은 대개 플레이어로서는 하수이기 일쑤다.

중요한 것은 현실 감각이다. TV리모콘을 처음 개발한 전자회사는 상용화되기도 전에 파산했다. 로터리식 채널 변경에 익숙하던 시대에 너무 앞서간 까닭이다. 정책 역시 방향이 옳다해도 빠르고 지나치면 부작용을 불러온다. ‘운용의 묘’가 중요한 이유다.

그는 잘 알려졌다시피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금융위를 해체해 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보내고 감독 기능은 금감원과 합치는 내용의 금융감독기구 개편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하지만 금감원장으로 취임한 마당에 이를 계속 주장하고 추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찬가지로 그가 은산 분리 완화에 부정적이라고 해서 인터넷은행의 증자 물꼬를 계속 꽉 막을 것으로 속단할 필요도 없다.

지금 금감원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과정의 분식회계 의혹, 금융권 채용비리 문제 등 현안들이 산적해있다. 이제부터는 현실이다. 현안에는 이론이 아닌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윤 원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현실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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