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르포&시승기]현대차의 첫 경주마(馬)…‘코너링 악동’ 벨로스터 N을 만나다
- 3일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서 ‘벨로스터 N’ 미디어 체험 행사 진행
- ‘BMW 고성능 사업부서 영입’ 비어만 사장ㆍ쉬미에라 부사장 총출동
- ‘코너의 악동’ 애칭다운 주행실력…‘스포츠카’ 넘어 ‘레이싱카’ 느낌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마차를 끄는 말(馬)만 필요한 게 아니다. 잘 달리는 말, 전쟁에서 싸우는 말이 우리에게도 꼭 필요하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고성능차 라인업’의 중요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대답이다.

정 부회장이 강조한 ‘잘 달리고 잘 싸우는 말’이 한국 시장에 첫 선을 보인다. 신형 벨로스터의 고성능 모델 ‘벨로스터 N’이다.

경기 화성시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 고속핸들링 시험로에서 달리고 있는 ‘벨로스터 N’ [제공=현대차]

현대차는 지난 3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 내 시험 주행장에서 벨로스터 N 미디어 체험 행사를 열었다. 내달 정식 출시를 앞두고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한 데뷔전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BMW에서 30년 간 고성능차 개발을 담당했던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시험·고성능차 담당 사장(2015년 영입)과 BMW M(고성능 라인업) 북남미 사업총괄 임원을 지낸 토마스 쉬미에라 고성능사업부 담당 부사장(올해 3월 영입) 등이 총출동했다.

쉬미에라 부사장은 ‘코너링 악동’이라는 벨로스터 N의 애칭을 소개하면서 “N의 가슴뛰는 드라이빙의 재미는 ‘RPM(엔진 회전수)’으로 측정되기보다 드라이버의 ‘BPM(심장 박동수)’으로 측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RPM 보다 BPM’, 쉬미에라 부사장의 말이 단지 마케팅적 수사(修辭)가 아니었음은 다목적핸들링 시험로에서 시승차에 올라 기어 변속을 하자 금세 느낄 수 있었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낮고 강렬한 배기음과 후연소 사운드가 심박수를 끌어올렸다.

벨로스터N이 고성능 특화 전륜 6단 수동변속기 모델만 단독 운영되는 터라 오랜만에 잡아보는 수동변속 기어에 잠시 애를 먹기도 했지만 이리저리 펼쳐진 장애물을 피하며 민첩한 조타 성능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고속핸들링시험로 서킷 동승 체험은 ‘익사이팅’ 그 자체였다. 과감한 속도로 서킷을 질주하자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듯 고성능차다운 주행실력이 더 와닿았다. 14개에 달하는 급격한 코너 구간에서 벨로스터 N은 ‘스포츠카’를 넘어 마치 ‘레이싱카’처럼 다이내믹한 성능을 보여줬다.

벨로스터의 선회 성능은 ‘N 코너 카빙 디퍼렌셜’ 시스템 덕분이다. 좌우 바퀴의 구동력을 주행 상황에 맞게 최적 배분해 미끄러짐 없이 선회 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경기 화성시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 다목적핸들링 시험로에서 벨로스터 N이 슬라럼 테스트를 하고 있다. [제공=현대차]

이같은 고성능차는 공짜로 얻어지지 않았다. 기술에 대한 투자의 결과다.

현대차는 N 라인업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지난 2014년 R&H(Ride&Handling) 성능개발동을 신설하고 14종에 달하는 주행성능 시험장비를 들여왔다.

특히 ‘다이나믹K&C’ 장비는 급조타, 코너링, 험로주행 등 다양한 주행성능에서 서스펜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측정하는 장비로, 전 세계에 3대 밖에 없는 최고급 테스터다. 주문 제작 방식으로 장비 가격만 100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벨로스터 N’과 유럽에 기출시된 ‘i30 N’의 서스펜션을 모두 이곳에서 개발했다.

현대차는 현재 쌓아 올리고 있는 고성능차 개발 역량이 일반차의 성능 상승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올 1월 CES 2018에서 “고성능차의 기술을 일반차에 접목하면 시너지가 매우 크다. 고성능차가 훨씬 가혹한 환경에서 테스트되기 때문에 그 기술을 가져다 쓰면 차가 매우 안전해진다”며 고성능차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현대차 고성능 모델 ‘N’은 현대차 연구개발센터가 있는 ‘남양’과 독일의 현대차 주행성능 테스트센터가 있는 ‘뉘르부르크링’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현대차는 올해 벨로스터 N과 i30 N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글로벌 고성능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badhone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