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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판문점선언 성과 분명하나 샴페인 터뜨리기는 일러
4·27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높다. 두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연내 종전 선언’ 등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초석을 다지기에 충분했던 회담이라는 게 국내외의 평가이고 보면 그런 기대도 가질만 하다. 일부 외신에서는 판문점 선언을 2차 대전 종전을 논의한 얄타 회담에 비견할 정도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한 평화와 공존의 전기가 마련된 건 분명하다. 남북 군사회담과 적십자 회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한 고위급 회담 등 후속 조치도 활발히 준비되고 있다.하지만 선언은 말 그대로 선언에 불과하다. 아직은 갈 길이 멀고 도중에 어떤 방해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이제 감동과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회담 이후의 상황에 대비해야 할 때다.

당장 5월 중으로 앞당겨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정상회담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북미 회담의 핵심 의제는 두 말 할 것 없이 북한의 비핵화다. 그 결과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안보 지형에 대변혁을 가져올 것이다. 자칫 회담이 결렬되거나 기대에 못미치면 판문점 선언의 의미도 대폭 희석될 수밖에 없다. 남북 회담 성과에 마냥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다행히 분위기는 일단 좋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판문점 회담을 ‘대성공’으로 평가하며 “북한에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북미 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할 때 대외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회담에는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게 마련이다.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긴장의 끈을 한치라도 놓지 않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의 의연한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판문점 선언은 특정 정치세력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정략적으로 이용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회담의 성과를 “위장 평화 쇼”라며 폄훼하기에 급급한 자유한국당의 편협함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움직임을 보이는 민주당도 너무 성급해 보인다. 야당을 설득하고 북한에 피해를 입은 일부 집단을 배려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이 ‘군대를 안가도 되느냐’며 들떠있고, 대북 관련 주가가 출렁인다는 소식이다. 조금은 더 차분해야 한다.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은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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