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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나들이철 건강관리 ①] 나들이 가야 하는데…관절염 탓 무릎 통증이 발목잡네
- 4월 28일 대한정형외과학회 제정한 ‘관절염의 날’
- ‘야외활동 증가’ 3~4월 환자, 1~2월보다 20% 많아
- 완치 안되는 퇴행성 관절염, 적정 체중 유지 ‘중요’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10여 년 전 퇴직하고 한창 건강관리에 전력해 왔던 박모(69) 씨. 실제로 마라톤, 등산 같은 운동을 즐겨 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가을 어느 날, 박 씨는 갑자기 무릎이 시큰거림을 느꼈다. 하지만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했다. 하지만 통증은 나아지지 않고 점점 심해졌다. 무릎관절에서 ‘뚝뚝’ 소리까지 났다. 이달 초 친구들이 같이 가자는 벚꽃 놀이에도 무릎이 아파 따라가지 못했다.

오는 28일은 ‘관절염의 날’이다. 2002년 대한정형외과학회가 노인성 만성 질환인 관절염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환자가 조기에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관절염 환자가 힘든 시절이 바로 요즘 같은 봄이다. 꽃놀이를 가서 무리하게 움직이다 관절 통증이 시작되면 아무리 예쁜 꽃도 귀찮아져 ‘그림의 떡’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들이 등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에는 관절염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3~4월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136만3000여 명으로 같은 해 1~2월 113만5000여 명보다 20%가량 많았다. 관절염 중 가장 무릎을 불편하게 하는 병이 퇴행성 관절염이다. 완치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평소 무릎에 부담을 주는 운동을 자제하고,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을 조절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나들이 등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에는 관절염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다. 관절염 중 가장 무릎을 불편하게 하는 병이 퇴행성 관절염이다. 완치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평소 무릎에 부담을 주는 운동을 자제하고,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을 조절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제공=고려대 안암병원]

▶비만ㆍ운동 부족 등으로 젊은 환자도 증가=골관절염이라고도 불리는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이루고 있는 연골(물렁뼈)이 손상되고 닳아 없어지면서 생기는 관절의 염증이다. 고재철 고려대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연골이 없어지게 되면 관절에 통증과 변형이 오게 된다”며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인체의 하중 부하가 많은 관절 즉, 보행이나 운동을 할 때 몸무게를 지탱해야하는 관절인 고관절, 무릎관절, 발목관절, 척추관절 등에 많이 생긴다”고 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노화가 일어나듯 연골과 그 주변의 뼈도 서서히 퇴행해 발생한다. 주로 60세를 전후해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노인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은 아니다. 최근 비만, 과도한 체중 감량, 운동 부족 등으로 젊은 층에서도 서서히 발병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6년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6~2015년 국내 관절염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20대와 30대 환자 수는 각각 32%ㆍ22%나 됐다.

퇴행성 관절염은 크게 원발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정확한 원인 없이 정상적인 관절의 연골이 노화 현상(퇴행성 변화)이 일어나는 것이 원발성 퇴행성 관절염이다. 이차성은 외상이나 관절염 같은 질환으로 퇴행성 변화가 초래된 것으로 상대적으로 남성의 발병률이 높으며, 원발성보다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55~65세의 연령층에서는 증상의 유무와 상관없이 방사선 검사 시행시 약 85%에서 퇴행성 관절염 소견이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원발성 퇴행성 관절염은 여성 환자에게서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비만인 경우 무릎관절의 퇴행성 관절염이 정상보다 2배 이상 자주 발생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관절염이 발생한 부분의 통증이다. 이것이 대개 전신적 증상이 없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차이점 중 하나다. 통증은 초기에는 해당 관절을 움직일 때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다가 병이 진행되면 움직임의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며, 간헐적으로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는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

▶“적절한 운동ㆍ체중 조절 등 필요”=안타깝게도 퇴행성 관절염은 한 번 증상이 시작되면 관절의 퇴행 경과를 중단시킬 수 없으므로 근본적으로 완치라는 용어를 쓰기 어려운 질환이다. 그러나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통증을 경감시키며 관절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는 있다.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는 관절 통증은 줄이고 관절의 기능은 유지하되 변형되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치료는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보존적 치료는 안정ㆍ약물 치료, 물리 치료, 보조기 등을 사용한다.

보존적 치료 방법에도 더 이상 증상의 호전이 없고, 관절의 변화가 계속 진행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심하면 수술적 치료 방법을 고려하게 된다. 김해림 건국대병원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관절이 변형된 경우 수술로 교정하고 재활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먀 “통증을 느끼지 않는 운동 범위를 넓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평소 체중 부하가 많은 관절에 너무 반복적 무리한 작업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비만인 경우에는 적당한 체중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일을 할 때에는 앉아서 하도록 하고,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지 않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의사로부터 치료를 받는 것뿐 아니라 환자의 생활 습관 변화도 중요하다”며 “환자가 스스로 질병을 이해하고 적절한 운동, 체중 조절, 관절의 과도한 사용 줄이기 등 관절에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퇴행성 관절염은 대부분 노화와 관련이 있으므로,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기 진단과 적절한 단계적 치료를 시행하면 병적 진행을 감소, 지연시켜 증상을 호전 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기에는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충분히 치료가 되지만, 증상이 악화된 후에는 수술 없이 무릎 관절의 기능 회복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퇴행성 관절염 대표 증상>

▶계단, 언덕길 오르내릴 때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프다.

▶오랜 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관절을 잘 움직일 수 없다.

▶날씨가 춥거나 습하면 관절이 시리고, 붓고 아프다.

▶다리가 O자 형으로 휘어진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한 기분이 든다.

▶손가락 마디가 붉어지고 열이 나거나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도움말:고려대 안암병원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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