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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했다’ 전화·카톡만으로 실적에 넣는 허술한 시스템
서류·명함 등 확인절차 없어
청년희망재단 “취준생 배려”

청년희망재단이 재단에서 서비스를 받았던 취업준비생이 전화나 카카오톡으로 ‘취업했다’고 하면 실적에 넣는 등 취업자 시스템을 허술하게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청년희망재단에 따르면 재단 설립인 2015년부터 현재까지 10만9879명에게 취업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중 총 6568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그러나 재단은 취업자를 집계할 때 합격을 증명할 만한 공식 서류나 명함도 받지않고 취업준비생이 “취업했다”고 말만 하면 모두 합격자 명단에 반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평소 재단의 취업자 현황 파악은 취업 상담사들이 직접 상담 학생들에게 연락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취업 상담사는 자신이 맡았던 학생들에게 전화나 카카오톡으로 취업여부를 조사했고 학생이 취업했다고 하면 이를 모두 재단에 보고했다. 재단은 별도의 확인없이 이를 전부 취업자 실적으로 잡았다.

그동안 청년희망재단은 일자리 창출에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대기업과 국민들로부터 조성한 1400억의 펀드로 운영되면서 지금까지 눈에 띄는 성과조차 없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재단은 취업자 실적을 공개하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해왔다. 그러나 재단은 사업의 성공 여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취업자 현황’을 공식 서류도 없이 카카오톡 메시지만으로도 집계해온 것이다.

재단에서 근무했던 취업 컨설턴트 A 씨는 “재단 설립 초기에는 학생이 전화로 취업했다고 말만 하면 모두 실적에 반영했었다”며 “그러다가 나중에 취업 증빙자료가 없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부 지적이 나오자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캡처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재단은 취업실적 보고 역시 카카오톡으로 받았다. 보고를 맡은 한 명의 취업 상담사는 최근까지 나머지 3명의 상담사의 취업실적을 모아서 단체톡방에 올렸다. 회사의 주요 실적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보고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올해가 돼서야 구글 메일 드라이브에 공유파일로 보고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재단은 취업준비생들을 배려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재단 관계자는 “학생들이 개인정보를 노출하기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편하게 취업했다고 밝힐 수 있게 배려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며 “대부분 명함이라도 받게 했다”고 말했다. 정세희 기자/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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