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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김정은 ‘직통 핫라인’ 개설… 의미는?
-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집무 공간 어느곳에서도 남북 통화 가능
-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미국-소련 ‘핫라인’이 최초… 오해 전쟁 위험 낮추는 역할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 ‘핫라인’이 개설됐다. 문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김 위원장과 직접 통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청와대는 ‘역사적인 사안’이라 평가했다. 과거와는 다른 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일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3시 41분부터 4분19초간 남북이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통화 시간이 길었던 것은 통화 상태를 확인키 위해 남한이 한번, 북한이 한번 전화를 먼저 걸어 연결이 원활한 지 여부를 확인키 위해서였다.

‘핫라인’ 전화 통화가 설치된 곳은 청와대 본관 3층에 소재한 문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 위다. 이 외에도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청와대 곳곳에 핫라인이 개설돼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영상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청와대 내 여민관이나, 취침을 하는 곳에도 직통 전화가 설치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핫라인 개설이 의미가 큰 것은 남북 두 정상 사이에 직접 통화를 할 수 있는 라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이에 개설된 핫라인의 경우 당시 남한의 국가정보원과 북한의 노동당 통일전선부 건물 내에 설치됐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 악화로 단절됐다.

이날 개통된 핫라인은 남북 정상 사이에 거쳐야 하는 단계가 없어졌다는 점에서 보다 직접적인 통화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북정상간 핫라인 개설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북특사단이 지난달 6일 김 위원장과 만찬회동에서 합의한 6개 항목 가운데 하나다. 당시 남북은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핫라인(Hot Line)을 설치하기로 하고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키로 약속 한 바 있다.

남북 정상이 실제 통화를 언제 하느냐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고 있다. 다만 남북 정상의 핫라인 첫 통화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첫번째 리허설이 시작되는 오는 24일을 전후해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핫라인은 미국과 소련 사이 개설된 핫라인이다. 핵전쟁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던 1962년 9월 ‘쿠바 미사일 위기’는 쿠바 미사일 기지로 향하던 소련 선박이 회항하면서 사그라졌으나, 당시 미소 양측 어느 한측에서 소총 한발만 발사됐더라도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미소는 이듬해인 1963년에 핫라인을 개설해 ‘오해’로 인한 전쟁 발발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안전장치로 오랜 기간 동안 작동해왔다.

이날 설치된 남북 핫라인 역시 유사한 의미로 해석된다. 예컨대 2차례 발생한 서해교전 사태 당시 남북 정상간 핫라인이 있었다면 불필요한 남한과 북한의 군사 충돌 상황은 발생치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혹여 있을지 모르는 국지 도발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것이 바로 이날 개설된 ‘핫라인’이 가지는 큰 의미 중 하나다.

이날 개설 된 핫라인은 유선 전화다. 통상 국가 정상간 통화가 이뤄질 경우 사용되는 ‘비화폰’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 강국 남한에서 개설된 전화기가 무선이 아니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채택한 통신기술 표준이 남한과 달라 당장 휴대폰으로 통화를 할 수는 없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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