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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후퇴ㆍ적자 바이오株가 올해 증시 휩쓸었다
-올해 주가상승률 상위 20개 中 13곳이 바이오 ‘관련’주
-13곳 중 실적 증가한 곳 2곳에 그쳐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올해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바이오 관련주(株) 대부분이 불안정한 실적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상승률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절반 이상을 바이오 관련주가 차지했지만, 이들 중 2곳을 제외하고는 영업이익이 후퇴했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실제로 바이오 관련 사업 진행여부와 상관없이 ‘바이오’라는 이름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현 국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IT 버블’ 때보다 더 큰 충격을 시장에 안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일 코스콤(구 한국증권전산)에 따르면 올들어 주가가 가장 가파르게 오른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13개 종목은 바이오 사업과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이 주가가 오른 것은 조명업체인 필룩스로, 올들어 주가가 무려 573.2% 올랐다. 이 업체는 최근 미국의 신약 연구개발업체 지분을 양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519.4%의 주가상승률로 2위에 오른 인스코비도 ‘신(新) 바이오주’이다.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 업체는 계열사 아피메즈를 통해 염증 치료제를 개발해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며, 전날에는 의료기기업체 셀루메드의 지분을 양수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20% 가까이 올랐다.

이밖에 상호명을 바꾼 보안업체 바이오닉스진(구 닉스테크), 셀트리온이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았던 바이오톡스텍 등이 세자릿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자료=코스콤]

문제는 이들 기업 대부분이 실적 하향세를 그리고 있거나 적자로 전환,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가상승률 상위 20위 안에 든 바이오 관련주 13곳 가운데 5개 종목은 지난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3개 종목은 적자로 전환했다. 필룩스와 삼일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을 내긴 했으나 영업이익이 각각 20.8%, 66.7% 급감했다. 실적이 늘어난 곳은 흑자 전환에 성공한 동성제약과 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안트로젠뿐이었다.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정보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13개 종목 가운데 필룩스, 인스코비를 포함한 7곳에 대해서는 최근 1년 내 증권사에서 발간한 리포트가 단 1건도 없었다. 매직마이크로, 바이오닉스진도 기존 반도체, 보안사업과 관련한 내용만 반영된 보고서였다. 증권사가 올해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곳은 동성제약 한 곳뿐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묻지마 투자’가 시장 건전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전날 기준으로 주가상승률 상위 10개 바이오 관련주의 고가 대비 주가 하락률은 평균 18.6%에 달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무늬만 바이오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많은 투자자들이 검증도 하지 않고 뉴스에만 의존한 매매를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만의 중소형주 바이오 버블은 일부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얻는 것보다 붕괴 후 폐해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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