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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최석호 서울신학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워라밸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까지 미국 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동안 일했다. 오전노동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노동을 한다. 아침식사 전 새벽 6시부터 8시까지 새벽노동을 한다. 새벽노동 때문에 저녁이 없었다. 그래서 8시간 노동은 노동자들의 꿈이었다. 1886년 5월 1일 시카고에 있는 맥코믹농기계주식회사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다. 5월 3일 파업노동자와 대체노동자간 충돌이 일어났고, 경찰은 대체노동자 편을 들면서 파업노동자에게 폭력을 가한다. 파업노동자 2명이 사망한다. 5월 4일 헤이마켓에서 시위하는 노동자와 저지하는 경찰 간 물리적 충돌로 경찰 7명이 숨진다. 이듬해 헤이마켓 참사에 책임을 물어서 사형을 언도한 노동자 5명 중 한 명이 자살한다. 이튿날 4명의 사형을 서둘러 집행한다. 1889년 5월 1일 미국 전역에서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난다. 1890년부터 매년 5월 1일이면 전 세계 곳곳에서 8시간노동을 외치기 시작한다. 이날이 바로 메이데이, 노동자의 날이다. 1938년에 이르러서 거의 모든 미국 노동자들은 빼앗긴 저녁을 되찾는다.

1953년 한국전쟁 중에 제정한 노동법에서 처음 제정할 때부터 1989년 주44시간 근무제로 개정할 때까지 우리나라 법정근로시간은 주당 48시간이었다. 하루 8시간노동에서부터 출발했다.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주5일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면서 다시 한 번 4시간 줄여서 주 40시간 근무제를 시행했다.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줄이는데 36년 걸렸고,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는데 22년 걸렸다. 겉보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실제노동시간은 길었다. 주48시간 근무제를 시행한 1981년 주당노동시간은 53.6시간이었지만 주44시간 근무제에 돌입한 1989년에는 54.6시간이었다. 김영삼 정부가 들어 선 다음부터 주간노동시간은 줄어들기 시작했고, 2016년 현재 43시간으로 지난 23년 동안 11.6시간 줄었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연간 2069시간 일한다. OECD 평균은 1763시간. 38개국 중 36위다. 너무 많이 일하다보니 여가시간과 유지시간이 모자란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평균 6.5에 훨씬 못 미치는 5.9를 기록하여 38개국 중 30위에 그쳤다.

지난 2월 28일 총근로시간을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총근로시간은 정상근로시간과 초과근로시간을 합친 것이고, 초과근로시간은 평일 연장근로시간과 주말 휴일근로시간을 합친 것이다. 올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총근로시간 주 52시간제는 초과근로시간을 현행 2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단축하는 제도다. 그 동안 쟁점이 되어왔던 초과근로시간, 즉 평일 연장근로시간 12시간과 주말 휴일근로시간 16시간을 연장근로시간으로 통합하고 주당 12시간으로 제한한 것이다.

주5일 근무제를 시작한지 14년 만에 진짜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한다. 워라밸(Work Life Balance)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과 여가, 일과 가정생활, 일과 여타 삶을 조화롭게 하자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하루 8시간 노동을 시작하면서 저녁을 되찾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8시간 노동을 시작하면서 일 이외에 다른 삶을 되찾고자한다. 2017년 우리나라 워라밸 지수는 10점 만점에 4.7점, OECD 38개국 중 3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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