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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죽은 관료 사회엔 미래가 없다

  • 기사입력 2018-04-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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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외려 취약 계층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여럿 있거든요. 그래서 미국 정부도 최저임금 인상에 매우 신중을 기하고 있죠. 하지만 입다물고 있었습니다. 답이 정해졌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괜히 다른 말 꺼냈다가 적폐세력으로나 몰릴 텐데요”

‘요새 일 안 하는 것 같다’고 던진 농에 20년 넘게 지켜봤던 한 고위 공무원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렇게 대꾸했다. 어디서든 일 잘한다고 칭찬받던 그였다. 그래서 그는 정권이 세 차례나 바뀌는 동안에도 줄곧 요직을 꿰찼다. 그런 이가 요새 심각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입버릇처럼 혐오한다던 복지부동의 관료로 변해 있었다. 핀잔을 주려다가 아무 말 못했다. 그의 넋두리만 듣다가 헤어졌다. 그만 탓할 일이 아니다 싶어서였다.

사명감이나 자부심을 갖고 공직에 임하기엔 세상이 몰라보게 변했다. 장관, 차관 등 정무직이 아니더라도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관료는 적폐세력으로 몰리기 십상이다. 일부는 사퇴 압력을 받거나 무보직자가 되기도 한다. 공직을 떠나기도 쉽지 않다. 호구지책이 없다. 취업제한법으로 인해 공직을 떠난 지 3년 넘어야만 민간기업에 다닐 수 있다. 고위 관료들이 그래서 택하는 게 죽은 듯 사는 거다. 안쓰럽다 못해 연민이 느껴진다. 몸은 고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한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쳤던 그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엘리트 집단’은 이렇게 무너져 가고 있다.

사실 문재인 정부 들어 관료는 찬밥신세다. 정부 출범이래 장관직에 오른 관료출신은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경제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단 두 명뿐이다. 나머지 부처 수장은 정치인과 학계 및 시민단체 출신자가 차지했다. 모두 정권 창출에 기여했던 선거캠프 출신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러고 보니 ‘문재인 대통령은 관료를 싫어한다’는 소문이 퍼진다. 뒤늦게 안 사실도 소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99년 설립이래 단 한번도 정치인이 기용되지 않았던 금융감독원장 자리에 김기식 전 의원을 임명한 것도 관료의 개혁 의지를 믿지 못했기 때문이란 게 ‘대통령 말씀’ 전달 과정에서 확인됐다.

정책 안에는 권력을 쟁취한 정치집단의 철학이 담기기 마련이고, 그 편이 자연스럽다. 몸을 던져가며 정권 쟁취에 올인 한 것도 자신들의 철학을 담은 정책을 펴기 위함 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 철학이 중하더라도 반대의견에 재갈을 물려선 안 된다. 관료들이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관료들은 정치적 편향 없이 정책을 펴왔던 전문가 집단인 까닭이다. 국정철학과 정무적 감각에 기울다 보면 좋은 정책보다는 인기영합적인 정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정무적 감각에만 기댔다면 2011년 대통령 친형이 사법 처리되는 사건으로 이어졌던 저축은행 구조조정은 불가능했을 거다. 이 구조조정은 오직 한국 금융의 미래만 걱정했던 관료 손에 의해 이뤄졌다.

관료사회의 복지부동을 더는 방관할 수 없다. 엘리트 집단이 무기력에 빠진 사회는 쇠망했다는 걸 안다면 말이다. 이들이 의욕에 넘쳐 스스로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관료는 믿지 못할 존재’라는 선입관부터 버려야 한다.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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