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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한국GM 노조는 진정 파국을 원하는가
한국지엠(GM)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급기야 폭력사태까지 이르렀다. 파국으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는 모습이다. 사측과 노조는 악수에 악수를 연발하고 있다. 양보와 타협은 애초부터 생각지도 않는 분위기다.

최근 며칠간 노사가 보인 행태는 GM 사태의 분수령이다. 사측은 5일 “심각한 유동성 위기때문에 6일로 예정된 2차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다”고 직원들에게 통보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50여명의 노조원들이 사장실로 몰려가 폭력을 행사하며 물리적인 점거상태에 들어갔다. 카젬 사장은 급히 몸을 피해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노조는 “사장실을 노조 활동 기지로 쓰겠다”며 강경 일변도다. 사측은 “노조의 폭력 행위에 대해 검찰과 경찰에 신고했으며 강경 대처하겠다”고 나온다. 당연한 일이다.

도대체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GM은 4월 말까지 차입금 만기 채무와 협력업체 지급금, 희망퇴직 위로금 등을 포함해 2조3500억원이 필요하다.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이 이뤄지려면 20일까지 자구안이 제출돼야 한다. 자구안은 미국 본사의 출자전환, 신차 배정, 수익성 확보 등이 핵심이다. 전제조건은 말할 것도 없이 비용감축을 위한 노사합의다. 하지만 합의는 커녕 사태는 악화일로다.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30일 제7차 임단협 교섭을 마지막으로 후속 교섭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입장 차가 너무 크다. 사측은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복지 혜택 감축 등 추가 인건비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기본급 동결·올해 성과급 포기 외에는 더 양보할 것이 없다며 버티고 있다. 오히려 총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자구안을 만들어 지원을 받는다 해도 한국GM의 앞날은 순탄치 않다. 메가톤급 잠복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1200명에 달하는 사내하청 근로자 문제다. 눈앞의 불이 워낙 화급해 수면아래 있을 뿐이다. 대법원은 2013년, 2016년 이들이 한국GM 근로자라고 판결했다. 고용노동부도 ‘불법 파견’이라고 사실상 결론 내린 상태다. 정직원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들은 정직원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절반밖에 안되는 임금을 받아왔다. 직접 고용하지 않을 경우 한 명당 1000만 원씩, 모두 120억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대치상황이라면 이제 남은 것은 부도다. 그러면 회생이 아니라 청산가치를 따지게 된다. 노조가 요구하는 주식 배분과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65세 정년 연장은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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