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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다 출전기록 김보경, “동갑 지은희, 홍란에 자극받아”
“자동차 걸린 홀서 홀인원 하고 싶다”
우리 나이 서른셋, ‘언니의 반란’ 의지
롯데렌터카 대회 2타차 공동 5위 순항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올 시즌 목표? 자동차 있는 홀에서 홀인원하는 것이요. (웃음) 부상 없이 경기 하는 것이죠.”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다 출전 기록(275개 대회) 보유자인 김보경(32)은 강풍 때문에 7일로 2라운드가 연기된 롯데렌터카 대회에서 선두를 근접 거리에서 추격한다.

김보경이 1라운드를 마친 뒤 언급한 ‘올 시즌 목표’는 특유의 털털함이 풍기고 쿨내 나는 말이지만, 그 속엔 나름 당찬 각오가 숨어있다.

‘차 있는 홀에서 홀인원하는 것’은 최근 동갑내기 지은희가 LPGA 기아클래식때 우승하면서 홀인원 부상에다 우승 부상으로 차 두 대를 한꺼번에 챙기는 모습을 염두에 두고 한 말로 보인다. 바꿔 말하면 은희가 해냈듯이 나도 보란듯이 해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동갑인 홍란이 올시즌 8년만에 우승을 신고한 것 처럼 “언니들의 반란, 새로운 주인공은 나야 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부상없이 경기 하는 것’은 롱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여자 선수가 단명한다는 말은 최근 무참히 깨지고 있다. 최근 주부골퍼 박인비, 안선주가 각각 미국(상금1위, 우승1회, 메이저 준우승1회)과 일본(상금1위, 시즌 2승) 무대를 휘어잡고 있을 정도로 최정상권으로 새로이 도약하는 점은 ‘언니들의 롱런’이 서서히 대세로 자리잡아 간다는 점을 말해준다.

김보경은 통산 4승을 올렸다. 2008년 두산 매치플레이, 2013년 E1 채리티, 같은해 롯데 칸타타 대회를 제패한 뒤 2015년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3년만에 가장 높은 곳을 노린다.


‘언니들’의 강점은 역시 멘탈과 차분하고 종합적인 판단에 있다. 김보경은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만 잘 받아주는 제주 롯데스카이힐의 까다로운 코스에서 버디6개, 보기1개의 안정적인 1라운드 플레이를 선보였다.

김보경의 인터뷰 태도는 여유가 있었다. 그는 “바람이 분다기에 오버파만 치지 말자고 생각하고 나왔다. 다 치고 보니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나는 정작 잘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스코어는 잘 나오는 것 같다. 롱퍼트 2개가 들어가 주면서 흐름이 좋아서 성적이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동갑내기 홍란의 우승에 자극을 받은 듯 했다. “어린 선수들의 성적이 좋다 보니 마음을 조금 놓아 버렸던 것이 있었다. ’나는 우승권에서 멀어졌나 보다‘라는 생각을 가졌는데 홍란 선수가 우승하고 LPGA에서도 지은희 선수가 우승하면서 몸관리만 잘하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좀 했다.”

김보경은 2,3,4라운 계획에 대해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치고 놓인 환경에서만 최선을 다하겠다. 잘 치려고 하기보다는 미스를 줄이려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통산 상금으로만 24억원을 벌어 고생한 아버지 맘 좀 편해졌으니, 이제 내 맘 편하게 치면서 새롭게 정진하겠다는 김보경의 재도약 의지가 보인다. 결연하지는 않으면서도 편안하고 심지 굳어보이는 느낌이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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