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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강남역…쇼핑족은 10번, 먹방족은 11번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
[헤럴드경제 TAPAS=구민정 기자] 2009년 신입생 시절 우리 동기들에게 강남역은 단순히 ‘클럽’과 동의어였다. 금요일 저녁이면 2호선을 타고 강남역으로 간 뒤 10번 출구로 나가 지오다노 뒷편으로 사라지곤 했다.


지오다노는 매번 의문이었다. 이렇게 낮엔 영어학원, 밤엔 클럽으로 사람을 맞이하는 동네에 웬 지오다노?

지오다노는 2000년 처음 강남대로에 자리 잡았다. 지오다노 역사상 2호점이었다. 이어 ‘지오다노 사거리’, ‘지오다노 앞에서 보자’ 등의 용례로 쓰이며 지오다노는 강남역 랜드마크로 성장했다. 이후 지오다노를 중심으로 많은 의류 브랜드와 화장품 브랜드들이 밀집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3월 현재 10번 출구를 나오면 에잇세컨즈, 바닐라코, 더바디샵, MLB, 에스쁘아, 더페이스샵, 마시모두띠, 아리따움, 에뛰드하우스, 리바이스, 클럽 클리오, 이니스프리, 지오다노, 올리브영, 러쉬, 니코앤드 순서로 의류 화장품 브랜드들을 쭉 볼 수 있다.

지오다노를 시작으로 10번 출구 방향의 강남대로변에 의류 상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미지는 강남역 인근 의류 브랜드 상점들의 모습. 출처: 네이버지도
강남대로를 기준으로 10번 출구 방향으로 화장품 브랜드 상점이 밀집돼 있다. 출처: 네이버지도

이들이 클럽, 노래방 등 유흥가와 어울리지 않게 월 임대료가 1~2억 하는 강남대로변에 자리 잡은 이유는 안테나숍의 효과 때문이다.

인근 한 부동산 업자는 “임대료가 높기 때문에 개인사업자가 쉽게 진출할 수 없는데다 대로변이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매출보단 홍보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화장품도 있고 옷도 있으니깐 그나마 강남역을 찾은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나 쇼핑족들이 10번 출구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화장품 브랜드 상점들이 줄지어 있는 강남역 10번 출구 대로

   11번출구...먹고 놀고 마시고

개인적인 경험으로 다시 돌아오면 언제부턴가 밤샘이 힘들어지면서 강남역에 들를 때 더이상 10번 출구로 나갈 일이 없어졌다. 대신 드나들기 시작한 출구가 바로 11번 출구다.

11번 출구는 소위 ‘놀자파’들을 위한 출구다. 친구들과 영화를 보더라도, 밥을 먹더라도, 커피를 마시더라도, 방탈출을 가더라도 11번 출구를 통해야 한다. 11번 출구를 따라 걷다보면 크게 메가박스와 CGV가 보이는데 영화관을 끼고 들어가면 소위 ‘요즘 뜨는 핫플레이스’ 영역이다. 햄버거, 초밥, 피자, 쌀국수 등 각종 식당과 팥빙수, 케이크 등을 파는 디저트 카페들이 많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11번이나 12번 출구쪽이 언덕이 져있어서 아무래도 물가도 싸고 강남역 중에서는 가장 가성비가 제일 좋은 곳입니다. 카페와 식당들이 몰리면서 ‘인스타 검색’에 강한 엄지족들이 가장 많이 찾아요. 강남역 상권 중 요즘 제일 핫한 곳이기도 합니다”라고 진단했다.

각종 종류의 음식점과 카페들이 모여있는 11번 출구 상권. 언덕진 지형으로 인해 가성비가 높은 역세권으로 꼽힌다

   신흥강자 6번출구

2호선만 다니던 강남역에 신분당선이 생기면서 출구 상권에도 변화가 생겼다. 최근 6~8번 출구 인근 상권에도 봄이 왔다.

인근 서초우성아파트 재건축을 삼성물산(래미안)이 맡으면서 주춤했던 상권에 프랜차이즈 업종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보통 프랜차이즈 업종들은 상권 잠재력이 높은 곳에 반응하기 때문에 이곳 상권은 향후 상승세가 예상된다. 특히 수원, 분당 등 경기 남부권을 오가는 광역버스, 소위 빨간 버스들의 정류장이 6번 출구 앞에 밀집되면서 유동인구 역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우성아파트 재건축 이슈와 경기남부권 광역버스 정류장, 신분당선 출구로 인해 향후 잠재력이 돋보이는 6번 출구 인근. 광역버스를 타기 위해 시민들이 줄 서있는 모습

장 이사는 “원래 해당 지역은 삼성서초사옥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다가 삼성 측이 오피스를 분산하면서 동력을 잃은 상권이다. 하지만 해당 상권이 3종주거지에서 상업지구로 용도변경이 되기도 했고 우성아파트가 재건축 되면 래미안 거리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이슈로 유동인구보다 상주인구가 많아지면 6번, 7번, 8번을 주축으로 반전의 여지가 있어보인다”고 진단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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