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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배기표 미국 공인회계사ㆍ경영평론가]한국GM 경영실사 가이드라인
KDB산업은행이 현재 진행 중인 한국GM에 대한 경영실사를 4월 하순까지 진행할 것이며, GM에서 신의성실의 자세로 이번 실사에 적극 협조한다면 향후 지원요청시 17.02%의 지분율만큼 담보부 단기 브리지론 형태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경영실사와 관련해 산업은행과 GM 양측은 글로벌 회계법인의 파트너인 한국의 한 회계법인을 실사기관으로 선정에 합의했으나, 실사범위, 기간, 자료 제공 등을 이유로 3주가량 실사가 지연되다 지난 12일 실사 킥오프(Kick-off) 미팅을 하고 실사에 착수했다.

한국GM의 경영정상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이번 경영실사가 최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한국GM의 리스크를 분석해야 한다. 사실 짧은 실사기간이어서 구조적인 한계는 분명 있다. 특히 현재의 회계법인 중심의 경영실사는 사실상 재무 리스크나 내부통제 리스크 정도의 숫자 중심의 단편적인 부분만을 볼 확률이 높다.

통합적인 경영실사를 위해 가장 먼저 실사팀은 한국GM의 가치창출활동의 근간인 밸류네트워크 맵을 정밀하게 그려야 한다. 밸류네트워크의 구성원은 한국GM의 생산직 노동자와 하도급업체, 주주 구성원의 한축인 산업은행, GM본사 등 모두를 아우르는 것이다. 이번 실사 기간 동안 중요한 것은 회계라는 숫자에 담겨지지 않은 현장의 위험요소와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도급업체를 포함한 생산현장의 목소리를 심층적으로 듣는 것이다. 실사팀에는 회계사를 비롯, 자동차산업 출신의 애널리스트, 제조프로세스 전문가, 노동복지 전문가 등이 포함돼 현장의 소리를 듣고, 그 속에 담긴 핵심 메시지를 읽어내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연스레 생산원가 구조의 문제점과 방만한 조직문화 등의 리스크들이 파악될 수 있고, 동시에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타협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즉, 이번 실사가 지엽적인 문제점 분석이라는 한계성을 극복하고, 한국GM의 실제적 경영혁신의 디딤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상식적인 시선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한국GM의 핵심주주의 하나이자 사실상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산업은행은 과연 상법내에서 부여한 주주감사권 등 견제와 균형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적절한 권리와 의무를 이행하였는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체제비를 써가면서 잉여의 해외 임원들이 한국에 부임하면서도 왜 일방적으로 근로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가? 고비용 저효율을 만들고 있는 매출원가 구조에 대한 GM본사의 도적적 해이는 없었는가?’

이번 실사팀은 정말 상식적인 수준의 질문에 대한 원인부터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 상식적인 질문 속에는 단순한 재무이슈가 아닌 현장에서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통합적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이슈가 깊이 내재 돼 있는 것이다.

GM은 한국에서 불명예스러운 행보를 보여준다면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명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며, 결국은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소비자들이 GM을 외면함으로써 생존자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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