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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 한국GM 사태에 군산경제도 ‘벼랑끝’
- 군산 협력업체 줄도산…1~2월에만 760여명 군산 떠나
- 군산국가산업단지 근로자 2013년 2.6만명→현재 1.1만명…요식업 직격탄
- 군산국가산업단지 생산액 7년만에 4조원↓
- 인천도 불안 호소…전체 제조업 근로자 14.8%가 한국지엠 관련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한국지엠(GM) 사태가 쉽사리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지역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협력업체 줄도산에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이 지역을 떠나며 생산과 소비가 감소,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GM 군산공장 폐쇄가 발표된 지 한달이 된 13일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한 식당에 임대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29일 군산시와 한국지엠등에 따르면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관련된 직원은 총 1만4780여명이다. 군산공장 직원 2044명에 사내협력 및 1ㆍ2차 148개 협력업체 종사자까지 모두 합한 수다.

한국지엠이 지난 2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하며 전체 정규직 근로자의 59.49%인 1100명이 회사를 떠나게 됐고,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사내 도급업체들과 도급계약을 해지하며 비정규직 근로자 200여명도 직장을 잃게 됐다.

공장 폐쇄로 일감을 잃은 협력업체가 도미노처럼 무너지며 벌써 50여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달 13일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철수를 밝힌 뒤 최근까지 폐업한 전북지역 협력업체만 18곳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협력업체들도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130여명의 직원이 일하던 한 자동차부품 도장업체는 최근에만 65명이 그만뒀다. 한국지엠에 생산물량의 70%를 납품하던 또 다른 협력업체는 작년부터 물량이 절반 가량 줄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금융권이 한국지엠 협력업체들을 중점관리대상 업체로 보고 대출한도 관리, 여신 축소 등의 조치를 취하며 협력업체들 사이에선 부도가 시간문제라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다.

일터를 나온 근로자들은 오랜 삶의 터전이던 군산을 속속 떠나고 있다.

1월에만 209명, 2월에만 560명이 군산을 빠져나갔다. 2013년 기준 2만6000명이던 군산국가산업단지 근로자 수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발표 이후 1만1000여명으로 급감했다. 생산액도 2011년 9조9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4조원 가량 하락했다. 인구 감소 및 생계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소비마저 위축되며 군산 지역 요식업도 20% 이상이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난을 이유로 폐쇄가 발표된 지 한달이 된 13일 전북 군산시청 앞에 GM 군산공장 장상 가동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한국지엠 사태의 여파는 부평공장이 있는 인천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인천상공회의소도 최근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가 지체되며 인천지역 고용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지역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인천상의에 따르면 인천 지역에서만 5만3000여명이 한국지엠 부평공장과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한국지엠 국내 공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인 만큼 부평공장과 얽혀있는 근로자 수도 군산공장의 4배 가까이 된다. 뿐만 아니라 제조업 근로자 전체 35만3000명의 14.8%가 한국지엠 부평공장 관련 근로자일 정도다.

이에 인천평화복지연대ㆍ인천시민연대 등 인천 시민단체들은 전날 인천시청 앞에서 “한국지엠의 위기가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한국지엠 일자리 지키기 대책위원회’를 출범하기도 했다.

한국지엠 및 협력업체 등이 인천지역에서 차지하는 GRDP(지역 내 총 생산) 비중이 15% 가량이며, 인천항 물동량도 601만톤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인천 전체 수출량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천시에선 자칫 인천 수출액이 목표액인 400억달러를 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는 ‘2월 인천 수출입동향 보고서’에서 “올해 인천 수출액이 4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한국지엠 신차 생산 여부와 더불어 미국 철강 이슈까지 겹치는 등 변수가 많아 상황을 지봐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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