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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기고-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북·미 정상회담을 이룬 김정은의 협상력
불과 2개월 전 북ㆍ미간 고조된 전쟁위기를 잠재우고 남ㆍ북, 북ㆍ미간 정상회담을 이끌어 낸 것은 현 정부의 역할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김정은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왜 이 타이밍에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북측 행동 변화의 시작은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북측 선수단은 10여명 정도에 불과한데 140명의 대규모 응원단과 예술단까지 보냈다. 남ㆍ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만들고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ㆍ북 공동입장에도 합의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북한이 한ㆍ미동맹을 이간질하고 핵 무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완성을 위한 시간 벌기를 위한 노림수라고 비판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북한은 한반도기를 들고 남ㆍ북 공동입장과 단일팀을 구성해 평화공세를 폄으로써 지금까지 인식된 북한의 이미지를 평화의 모드로 전 세계인에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이 시점에 평화의 모드로 전환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북ㆍ미 정상회담이다.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노동위원장의 제안을 즉각 수락했다. 당연한 결과다

트럼프가 북한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의를 전격 수용한 것을 두고 “오로지 닉슨이 중국에 갈 수 있었듯, 오직 트럼프이니 북한에 갈 수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행보를 1972년 미ㆍ중수교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행보에 비유하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특성을 김정은은 역 이용한 것이다.

트럼프는 오는 11월에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전에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가져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야 현재 야기되고 있는 포르노 여배우와의 과거 성관계설, 러시아 스캔들 후폭풍 등 정치적 이슈를 잠재울 수 있다.

협상은 대개 동등한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2017년 미국 GDP는 19조3000억달러, 북한은 313억달러로 추산된다. 국방비 예산은 미국이 6920억달러, 북한은 약 20억달러 수준이다. 346배의 차이가 난다. 이런 막강한 파워를 가진 미국의 트럼프는 왜 역사에 전계가 없는 회담에 ‘OK’라고 했을까?

파워의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두 상대가 같은 높이 의자에 앉게 하는 것은 핵무기 효과다. 즉 북한이 핵무기라는 아젠다를 들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승낙할 수밖에 없다. 이후 양국은 중요도가 서로 다른 아젠다(핵 폐기, 경제적 원조, 한ㆍ미군사동맹 해체 등)를 활용해 서로 교환하는 협상을 하게 될 것이다.

협상의 종류는 이익중심과 관계중심으로 나뉜다. 지금까지 북한은 이익중심적 협상으로 일관했다. 북한이 핵개발을 해오는 동안 두 차례의 남ㆍ북 정상회담과 북핵 6자회담, 유엔결의에 의한 비핵화 압박,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사업 운영, 햇볕정책 등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김정은이 보여주고 있는 긍정적ㆍ호의적 자세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이제는 이익중심적 협상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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