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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흥식 후폭풍...금융권, 겉으론 ‘벌벌’ 속으론 ‘쉬쉬’
“그 정도도 안되나” 불안감 확산
하나銀 넘어 불똥 튈까 전전긍긍
銀聯 채용기준 변경엔 ‘우물쭈물’


[헤럴드경제=도현정ㆍ강승연 기자]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중도 하차 이후 금융권은 숨을 죽였다. 채용에 대한 금융권 ‘관행’이 국민 정서나 정부의 ‘발본색원’ 의지와는 동떨어져 있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걸면 다 걸린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향후 금감원의 특별검사가 어디까지 불똥이 튈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 정도가 문제될 줄은...”=한 은행 관계자는 “사실 ‘경천동지’할 일은 아니다”라며 “‘아는 이가 이번에 지원했다니 잘 봐라. 똘똘한 애다’ 정도의 말을 전하는건 오히려 많은 일”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VIP리스트’가 나오는 판에 이름 들어간 일이 없었겠냐”며 “은행원들은 뭐든지 문서로 만들어 결제받는게 몸에 배어있어서 리스트가 나온 것이지, 그냥 이름이 오고 간 정도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관심은 금감원이 대대적으로 칼을 갈고 있는 특별검사의 향방이다. 당국은 2013년 하나의 상황에 대해 검사총괄반, 내부통제반, IT반 등 3개반의 베테랑들을 동원해 무기한 특별검사에 돌입했다. 금융권에서는 다른 곳에 불똥이 튀면 무사할 곳이 없을거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2015년 이후 적발건 만으로도 KB의 인사담당자와 강동주 BNK저축은행 대표가 구속됐다. 박재경 BNK금융지주 사장은 영장이 기각됐지만 여전히 수사선상에 있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지난 12일을 시작으로 1심이 진행중이다. ‘발본색원’이란 정권의 기류를 감안하면 이미 자사주 시세조종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나온 성세환 전 BNK 금융지주 회장도 채용비리를 방조했다는 혐의까지 추가될 수 있다.

[사진=(좌로부터)강동주 BNK저축은행 대표,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채용기준 변경은 쉬쉬 = 은행연합회 이사회에 참여하는 10개 은행은 오는 20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매주 실무진들 논의를 이어가 올 상반기 안에 ‘채용 모범규준’ 개선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개선안에 ‘VIP 리스트’나 입점기관 우대 등 암암리에 이어진 관행이나 임직원 자녀 가산점 같은 제도를 손질하자는 논의가 담길 지가 관심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논의 방향은 태스크포스(TF) 발족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보는 눈이 많으니 (채용비리 관련) 내용이 다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모범규준을 각 은행이 얼마나 따를 지는 별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모범규준을 실제 채용에 구체적으로 적용할지까지 협의하지는 않았다”면서 “각 행의 판단이 있어야 하는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모범규준은 강제성을 가진 가이드라인이 아니지만 금감원이 먼저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던 사안이다. 은행들도 자율적으로 따르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채용비리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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