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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밤중에 소변 마려워 깨시나요?....‘콩팥’ 반드시 확인해 보세요
- 50% 이상 손상될 때까지 증상 없는 ‘침묵의 장기’ 콩팥
- 쉽게 피로하고 발ㆍ발목이 붓는다면 이상 의심해 봐야
- “밤에 혈압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 콩팥 검사 필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주부 구모(51) 씨는 한 달 전부터 자고 나면 다리와 얼굴이 심하게 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기 전에 라면을 먹은 탓’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갈수록 부기가 심해졌다. 최근에는 몸무게도 7㎏가량 늘었고, 소변에서 거품도 꽤 보였다. “걱정된다”는 남편의 성화에 구 씨는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그에게 “만성 콩팥병이 의심된다”며 “소변ㆍ혈액검사를 받아 보라”고 권했다.

세계신장학회(ISN)가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을 ‘세계 콩팥의 날’로 지정했을 만큼 콩팥 건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콩팥은 주먹 크기만 한 장기로, 몸에서 만들어진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하고, 몸의 수분과 전해질을 정상으로 유지해 준다. 특히 조혈 호르몬, 비타민 D 생산, 혈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콩팥은 절반 이상 손상될 때까지 증상이 없어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콩팥은 한 번 망가지면 회복이 어렵고, 관련 질환이 말기로 진행되면 투석을 받아야 해 삶의 질까지 저하된다. 몸이 붓고,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고, 밤에 자다가도 소변을 보기 위해 두세 차례 일어나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콩팥 이상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콩팥은 한 번 망가지면 회복이 어렵고, 관련 질환이 말기로 진행되면 투석을 받아야 해 삶의 질까지 저하된다. 몸이 붓고,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고, 밤에 자다가도 소변을 보기 위해 두세 차례 일어나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콩팥 이상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헤럴드경제DB]

▶쉽게 피로하고 발ㆍ발목 부으면 콩팥 이상 의심=초기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만성 콩팥병(만성 신부전)은 신장 기능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환을 말한다. 한 번 망가진 콩팥은 회복이 어렵고 생존율도 낮아 만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대표적 증상은 부종, 빈혈, 혈압 상승 등으로 콩팥 손상이 50% 이상 진행될 때 나타난다. 밤에 소변을 자주 보거나 쉽게 피로함을 느끼며 발과 발목이 붓는다면, 콩팥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정경환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 콩팥병이 무서운 이유는 초기나 중기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말기가 돼서야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며 “만성 콩팥병의 주요 원인인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성 콩팥병 발병 여부는 간단한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로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만성 콩팥병의 대표적 치료법은 투석이다.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인 만큼 의학적 치료뿐 아니라 일상생활 속 꾸준한 관리, 생활 습관 변화가 요구된다. 정 교수는 “만성 콩팥병은 치료한다고 신장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완치가 아닌 더 나빠지지 않도록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일상 속 꾸준한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일상생활에서 만성 콩팥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콩팥 기능을 떨어트리는 위험 질환(당뇨병, 고혈압 등) 관리와 함께 신장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운동과 식사 조절이 필수다. 정 교수는 “짜게 먹으면 자연스럽게 수분 섭취가 증가한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수분과 염분 조절이 어려워 몸이 쉽게 붓는다”며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물론 염분을 최소화한 식단 구성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뇨병ㆍ고혈압 등을 함께 앓고 있다면 더 철저히 만성 콩팥병을 관리해야 한다. 장혜련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 콩팥병이 있다면 소변에 단백질이 섞이는 단백뇨를 줄이고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이라 “혈액 속 포도당 농도인 당화 혈색소 수치가 7% 이하로 유지되게 혈당을 조절하고, 단백뇨 양을 하루 1g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최고ㆍ최저 혈압 130ㆍ80㎜Hg 미만 유지해야”=콩팥의 주요 기능은 노폐물 배설, 체내 수분ㆍ소금의 평형 조절, 혈관 수축ㆍ이완을 도와주는 호르몬 생산이다. 콩팥이 고장 나면 소금이 몸 안에 축적돼 소금가마니처럼 체액량이 증가하고 동맥 수축으로 고혈압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임천규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원인 모르는 고혈압(일차성 고혈압)은 콩팥과 관련이 깊다”며 “대부분 콩팥병 환자는 고혈압과 함께 심장ㆍ동맥의 합병증을 앓고 있다. 혈압이 높은 환자일수록 말기 콩팥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콩팥 상태에 따라 혈압 예민성이 정해진다”며 “다만 고혈압으로 콩팥 기능이 완전히 소실되더라도 정상 콩팥을 이식하면 혈압은 정상화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콩팥병의 원인인 당뇨병ㆍ사구체신염 환자는 콩팥 기능이 떨어질수록 고혈압이 동반돼 더욱 악화된다. 임 교수는 “콩팥 기능 저하는 고혈압을 유발하는 동시에 고혈압은 콩팥병을 악화시키는 등 고혈압과 콩팥은 실과 바늘처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특히 유전, 비만, 흡연 등 위험인자가 있으면 정기적인 혈압 측정이 필요하다. 고혈압이 발견되면 심장과 동맥은 물론 반드시 콩팥 상태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혈압이 심해지거나 혈압약이 잘 반응하지 않을 때, 밤에 혈압이 낮아지지 않을 때에는 콩팥 관련 검사가 더욱 필요하다”이라며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는 최고ㆍ최저 혈압을 130ㆍ80㎜Hg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혈압을 조절해야 만성 콩팥병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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