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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새 미분양 3배 불어난 제주…1년간 완판 단지 1개
호황 때 공급물량 쏟아져
할인, 숙박업 편법활용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제주도 주택청약 시장이 바닥 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호황기 공급된 물량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를 받아줄 중국인 투자가 되살아나지 않아서다.

14일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해 4월 이후 최근 1년간 청약 접수를 받은 15개 공동주택 단지 가운데 1개를 제외한 모든 단지가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3개 단지가 청약 접수를 받아 162가구를 분양했는데, 고작 22명이 청약했다. 

한국주택협회가 주택공급자의 체감 분양경기를 조사한 제주의 3월 분양경기실사지수는 58.3으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지난달보다 17.7이나 떨어져 전북에 이어 낙폭이 두번째로 크다.


미분양은 계속 쌓여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기준 제주의 미분양은 1280가구로 1년 전 353가구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실정이다. 30가구 미만 공동주택은 통계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사업자들은 미분양 물량을 처리할 방안을 찾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할인 분양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애월읍의 한 테라스형 주택은 지난해 하반기 입주했는데 10% 가량이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업체는 3억2500만원에 분양했던 것을 3억원으로 세일 중이다. 그마저도 잘 팔리지 않아 불법적으로 숙박업을 운영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4년 이후 호황기에 무리하게 주택 사업을 확장했던 것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주로 외곽의 작은 규모 사업장이 늘어 분양이 되지 않는 것이고, 공항 주변 시내 핵심 지역과는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제주의 아파트 가격은 최근 3년 동안 25% 가까이 올랐는데, 미미한 조정 국면에 들어간 상태다.

지역 건설업계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도 내 체불임금은 15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3%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미분양 주택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아직 업체 도산 등의 문제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일감이 줄면서 육지로 철수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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