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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먹거리 리포트 ②] 단체예약 후 연락 뚝…한국인 ‘노쇼’ 심하다
-식당 예약시간 임박해서 급취소 잇따라
-한국인 대부분, 외국인은 노쇼 거의 없어
-외식업중앙회 “공무원 노쇼 자제” 호소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동계올림픽이 한창인 평창ㆍ강릉 음식점들이 ‘노 쇼(No-Showㆍ예약부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체손님으로 예약을 해놓고 아무런 연락없이 나타나지 않거나 임박해서 갑작스레 취소하는 것이다. 특히 단체 관람을 와서 여러 곳을 예약해 놓고, 마지막에 한 곳을 선택하는 이가 많아 인근 식당가들이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24일 “평창ㆍ강릉 음식점들이 노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특히 단체로 경기를 보러 오면서 음식점을 예약했다가 일방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외식업중앙회는 “이런 노쇼의 주범에는 공무원이 많다”고 주장하며 “모범을 보여야 하는 공무원들이 노쇼의 가해자가 되는 형국은 후진국의 전형적인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이 윗사람 눈치 보느라 횟집과 고깃집을 예약한 후, 식사 시간 직전에 다른 곳을 선택하고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외국인 손님은 예약하면 약속 시각에 딱 맞거나 조금 여유 있게 음식점을 찾는다는 것이 외식업중앙회의 설명이다. 
한 식당 직원이 텅 빈 가게를 정리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에 따르면 평창ㆍ강릉 음식점들이 노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음식점 점주들도 “올림픽 개막식 즈음부터 외국인 손님이 늘었지만, 예약을 어기는 사람은 전부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했다.

외식업중앙회는 “예약은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약속으로, 약속을 소홀히 어기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며 “공무원의 솔선수범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식당가 노쇼와 함께 올림픽 경기 노쇼도 속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티켓을 대량 구매해 주민에게 무료로 배부하자 티켓만 받고 정작 경기는 보러 가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회 성공을 위해 지자체가 투입한 세금만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에는 남북단일팀의 역사적인 첫 경기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여자 아이스하키 10일 스위스와의 경기가 그 예다.

조직위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입장권 판매율은 100%였다. 경기가 열린 관동하키센터 밖에서는 현장 판매분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들이 많을 정도로 분위기는 후끈했다. 그러나 경기장 안의 사정은 달랐다. 관중석 총 6000석 중 절반을 조금 넘는 3500석만 채워졌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 뿐만 아니라 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피겨나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텅 빈 관중석이 눈에 띄었을 정도다.

조직위가 12일 오전 발표한 누적 티켓의 판매량은 목표치 106만 9000장의 84.33%인 90만 1400장이다. 전체 티켓 중 약 30만매가 지자체가 구입했다. 이 티켓들은 저소득층과 다문화 등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돌아갔다. 취지는 좋았다. 그러나 경기가 열리는 평창과 강릉이 혹한과 강풍 등 기상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열악한 주차환경과 셔틀버스 운영, 대회 전부터 논란이 됐던 숙박시설의 ‘바가지 요금’까지 복합적인 요소가 겹쳐 대규모 ‘노쇼’가 현실화 됐다는 지적이다.

한 올림픽 관계자는 “노쇼로 인해 텅 빈 관중석은 평창 동계올림픽 흥행에 악재가 되고 있다”며 “식당 노쇼 역시 전반적인 시민 수준을 떨어트리고 올림픽 축제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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